“금융위원회는 과거부터 ‘선도중진(先導中進)’의 업무자세를 강조해 왔습니다.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선두에서 목표를 세우고 이끌어 나갈 책무가 있지만, 실행 과정에서 낙오자를 놓치지 않도록 대열의 중간에서 협력과 조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또 한 번 ‘포용’에 기반한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회계감독 선진화를 위한 관계기관 회의에 참석해 금융당국과 유관기관, 기업인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사후 제재’에서 ‘사전 예방’으로 회계감독의 틀을 바꾸기로 하면서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현실에 안주하도록 유혹하는 ‘익숙한 악마(familiar devil)’에 굴복해 좁은 동굴 안에서 맴돌고 있는 건 아닌지, 경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확고한 개혁 의지를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회계개혁의 여파로 외부감사가 엄격해지면서 상장사는 상장 폐지를, 비상장사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런 목소리들을 개혁의 반대 세력이나 낙오자의 불만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사회적 포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최 위원장은 금융위 페이스북을 통해 채무 문제로 연이어 발생한 일가족 사망사건을 두고 “참담하다”며 채권추심 체계의 개편을 예고했다. 앞서 22~23일에는 이재웅 쏘카 대표와 혁신성장을 둘러싼 논쟁 과정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로 피해를 입은 택시 기사를 두고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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