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등 주요 플랫폼이 경쟁 상대
젊은 구독자 확보도 직면 과제
지난 2일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 : World News Media Congress)에서 마크 톰프슨 뉴욕타임스(오른쪽) CEO가 노르웨이 스타트업 랩 대표인 티나 스티에글러와 성공적인 뉴스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WAN-IFRA 홈페이지

“아직 너무 느립니다. 과거 뉴욕타임스에 비하면 우린 분명히 빨라지고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워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마크 톰프슨(62) 최고경영자(CEO)가 영국 글래스고에서 3일 폐막한 제71차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 World News Media Congress)에서 내린 진단이다. 톰프슨은 2일 열린 티나 스티에글러 스타트업 랩(노르웨이) 대표와 가진 대담에서 전통적 뉴스 브랜드인 뉴욕타임스가 구글과 페이스북 등 막강한 디지털 플랫폼의 부상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타임스의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독자층의 연령대’를 꼽기도 했다. 20대 후반 젊은 독자들을 어떻게 끌어들이냐가 또 다른 직면과제라는 것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8년 동안 사장을 역임한 톰프슨은 2012년부터 뉴욕타임스 CEO로 일하며 뉴욕타임스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거대 포털이 지배하는 뉴스 소비 환경이지만 톰프슨은 “뉴욕타임스의 핵심 전략은 단연 질 좋은 뉴스”라고 밝혔다. 과감한 뉴스룸 투자로 능력 있는 기자를 채용해 고품질 기사를 양산하고 구독자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팟캐스트 서비스 등 새로운 포맷으로 젊은 구독자를 확보하고 내부 조직 문화를 혁신하는 등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생존전략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톰프슨은 대담 말미 진행된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뉴욕타임스 주식을 사면 5년 후 부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15살 소녀의 질문을 받고선 “저도 입사할 때(2012년) 주식을 조금 샀는데 지금은 네 배로 올랐다. 내가 잘 할 테니 투자에 성공하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다음은 스티에글러와의 대담 내용이다.

지난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세계뉴스미디어총회(WNMC)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는 마크 톰프슨(오른쪽) 뉴욕타임스 최고경영자와 티나 스티에글러 스타트업 랩 대표. 김소영 기자

- BBC에서 뉴욕타임스로 옮겼다. 차이점은.

“알프스에서 히말라야에 가는 셈이다. 산 밑에서 보면 다 비슷하다. 외부로부터의 압박감, 심리적 장벽, 조직 내부서 느끼는 문제들 모두 똑같다. 유사성이 차이점보다 더 크다. 미국은 시도해보려는 정신이 있다. 이 자리를 수락했을 때 다들 미쳤다고 했지만 뉴욕타임스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변화하려는 의지가 컸다. 불확실하지만 성장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수년 내에 1,000만 디지털 구독자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매 분기 마다 2,000명이 새로 가입하고 있다.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분야는.

“크로스워드와 요리, 육아 등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심은 뉴욕타임스 즉 종이 신문이다. 2층짜리 건물로 비유해보자. 1층은 최고의 저널리스트들을 모으고 심도 깊은 제품을 만드는 곳이 돼야 한다. 그러면 소비자가 사랑에 빠지고 흔쾌히 지갑을 열 것이다. 이걸 재투자해서 고급 콘텐츠를 만들면 더 나은 기자를 모을 수 있다. 이 기반 위에 쌓는 2층은 전문적 지식ㆍ데이터ㆍ과학ㆍ상품ㆍ디자인ㆍ디지털 마케팅 등 모든 측면을 아우르는 복합적 공간이다. 장기 독자 유치를 위한 기술적 전략 요충지인 셈이다. 그렇더라도 2층은 1층보다 중요하지 않다.”

-저널리즘 혁신은 어떻게 하고 있나.

“혁신은 나폴레옹이나 하는 것이다. 유도할 뿐이다.”

-어떻게 유도하나.

“대부분의 혁신은 조직의 가장 엉뚱한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기존 관료주의와는 안 맞는다. 사람들이 무턱대고 시도해보는 것에서 혁신이 나온다. 실험을 스스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리더는 조직이 실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절대 효과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일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그냥 놔두는 것이 중요하다. CEO가 오히려 혁신의 씨를 말리고 있다.”

-팟캐스트(더 타임스 데일리)는 왜 시작했나.

“2016년 미국 대선이 끝날 무렵 팟캐스트 운영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 원래 2018년 후반 선보일 예정이었는데,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일단 시작했다. 수익ㆍ인원 등 계산 없이 6주 만에 일단 저지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후원을 받았다. BMW에서 75만명이 들을 거라 보장하더라.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4,300만명이나 들었다. 나중에는 한 달에 1,000만명씩 늘었다. 40세 이하가 75%였고, 절반은 30세 미만이었다. 고품질이라면 30세 미만도 관심을 갖는다.”

-젊은 독자를 어떻게 모으나.

“젊은 이용자들은 아이튠스에서 들을 거리를 찾고 하루 20분 정도 듣는다. 일부는 구독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새 독자를 찾고 그들을 기쁘게 한 뒤 현금화를 시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뉴욕타임스 내부 문화는.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22~37세의 사람들 즉, 밀레니얼 세대들이 우리 조직에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회사의 20%가 밀레니얼이었는데 지금은 49%로 늘어났다. 디지털화 되면서 이들의 유입이 많아진 것이다. 이들은 디지털에 대한 회사의 가치를 높은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독자층을 좀 더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미션에 집중하는 조직도 갖고 있다.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기자가 한 팀을 이뤄 독자들과 깊은 연관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유료 모델에 대해서도 많은 실험을 하고 있다. 어떤 실패에서도 늘 교훈은 얻는다.”

-경쟁사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더 이상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와의 전쟁이 아니다. 광고 전쟁도 구독률 전쟁도 아니다. 구글 같은 주요 플랫폼과 경쟁하고 있다. 구글은 최고의 검색 엔진으로 수년간 뉴스 구독 모델과 배치되는 행보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구글도 언론사의 요구에 맞춰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향후 디지털 플랫폼과의 관계는.

“플랫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우리 홈페이지로 직접 찾아오길 바란다. 아니면 종이신문을 구독하든가. 페북과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 독자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만의 브랜드 환경에서 만나기를 원한다. 플랫폼과는 사실 게임이 되지 않는다. 이길 수 있는 곳에서 싸워야 한다.”

글래스고=김소영 기자 cecili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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