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필드 기자 “김정은 스위스 유학 경험이 정권유지 집착 키웠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에 의해 살해됐다. 사진은 2007년 2월 11일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김정남의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해외에 머무는 동안에도 북한 정권의 최고위층과 연락이 잘 닿았으며 고모부 장성택과도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는 주장이 12일(현지시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베이징 지국장으로, 한반도 문제를 취재해온 애나 파이필드 기자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저서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영어판·The Great Successor) 북 콘서트에서 김정남의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설을 거듭 언급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파이필드 기자는 이날 "나는 매우 믿을만한 소식통으로부터 김정남이 마지막 몇 년 간 CIA 정보원으로 활동했다는 것을 들었다"며 "그는 동남아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에서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만나 정보를 넘겨줬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김정남이 CIA 정보원으로서 CIA 요원들과 수차례 만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어 "김정남은 일종의 망명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정권 최고위층과 좋은 접촉선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김정은이 2013년 말 그의 고모부(장성택)를 처형하기 전까지 고모부와 매우 친밀한 사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남이 북한 고위층과 계속 연락이 닿았기 때문에 "좋은 정보원이 됐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필드 기자는 김 위원장과 김정남의 부친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형제를 떼어놓으면서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난 적이 없는 사이로 알고 있다며 "김정남이 20년 가까이 북한 밖에서 살았고 권력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백두혈통'에 의해 세워진 정권이라는 점에서 경쟁자로 간주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자신의 이복형이 CIA 정보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김정남은 백두혈통이고 일본 언론 등을 만나 북한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으며, 그에 더해 이(CIA 정보원) 요인이 있다. 김정은이 이에 대해 알았다면 이는 김정은의 눈에는 반역죄로 비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파이필드 기자는 김 위원장의 어린 시절 스위스 유학 경험이 정권 유지에 대한 집착을 강화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 대해 "12세부터 16세까지 스위스에서 살았기 때문에 더욱 개방적이고 자유민주주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밝혔다.

이어 “그(김 위원장)에게 스위스 유학 시절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언어 문제도 있었고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학교생활 적응에 힘들어하는 보통 아이에 불과했다”면서 “이런 경험은 오히려 그에게 자신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줬을 것이고, 이런 생각이 북미 회담에서도 권력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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