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독립기념일인 12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시내에서 벌어진 반중 반미 시위 모습. EPA 연합뉴스

필리핀 정부는 중국 선박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을 충돌시켜 침몰시키고 선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맹비난했다. 남중국해를 두고 양국 간 갈등이 첨예하지만 필리핀 선박이 충돌에 의해 침몰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9일 필리핀 서쪽 해상에서 조업하던 필리핀 어선이 중국 선박과 충돌해 가라앉았다. 필리핀 어선에는 22명의 어부들이 타고 있었으며 이들은 후에 베트남 어선에 의해 구조되었다는 게 필리핀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달아난 선박이 중국 국적인지 아닌지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고 필리핀 어부들이 확인해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충돌에 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외교적 조치’를 요구했다. 로렌자나 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 어선과 선원들이 필리핀 선원들을 버린 비겁한 행동을 가장 강력한 말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책임감 있고 우호적인 사람들의 예상된 행동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베트남 어선 선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침몰이 “우발적인 사고와 거리가 멀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남중국해가 ‘화약고’가 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 그러나 우리가 ‘바다 전체를 한 나라가 차지하는 것은 옳은가’라고 묻은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필리핀 독립기념일인 12일 마닐라 시내 중국 영사관 주변에선 중국 국기 모형을 불태우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중국이 남중국해를 지속적으로 점거하는 것은 필리핀의 주권을 무시하는 것이므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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