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전달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고, 친서 내용을 미국으로부터 전달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6월말 방한에 앞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조기에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슬로 대학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뒤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 김 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가능하다면 그(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전에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그 역시 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김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 결국 우리가 만날지 여부, 만나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화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대화의 열정이 식을 수 있다”며 조속한 만남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나면서 겉으로는 대화가 교착상태에 있는 듯하지만 “공식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도 따뜻한 친서는 교환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대화 의지를 표하고 있어, 대화의 모멘텀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남북미 정상간 친서 외교와 관련해서도 “남북 사이에 그리고 북미 사이에 공식적 회담이 열리지 않을 때도, 정상간 친서들은 교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친서가 교환 될 때마다 한미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대체로 내용도 상대에게 알려주고 있다”며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공개한 친서의 구체적 내용과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슬로=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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