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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민청원 답변으로 연일 국회 압박... 野 “삼권분립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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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민청원 답변으로 연일 국회 압박... 野 “삼권분립 무시”

입력
2019.06.12 18:16
수정
2019.06.12 20:5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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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해산 청원서 한국당 거론 이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관련 답변서

“많은 국민이 국회 걱정하고 있다” 파행 책임론 제기하며 야당 질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11일 오전 청와대 SNS를 통해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구를 각각 요청한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11일 오전 청와대 SNS를 통해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구를 각각 요청한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청와대가 사실상 내년 총선에서 야당을 심판해달라는 메시지를 정면으로 들고 나왔다. 협치를 끌어내야 할 청와대 정무라인이 나서 연이틀 국민청원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고, 야당을 질타했다.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한 민생법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에 국회와 국회의원들은 정쟁에 매몰돼 본연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20만명 이상 참가’ 기준이 충족된 데 따른 답변일 뿐이란 입장이지만, 공전을 거듭하는 국회를 상대로 청와대가 파행책임론을 제기하며 강한 대야 압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12일 전날 정당해산 요청 청원 답변에 이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와 관련한 국민청원 답변을 내놓았다. 답변자로 나선 복기왕 정무비서관은 “많은 국민들이 공전하고 있는 국회를 걱정한다”며 “국회의원 국민소환제가 이번 20대 국회를 통해 완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답했다. 전날 정당 해산 요청 청원에 대해 강기정 정무수석이 나서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국민의) 질책”으로 평가한 데 이어, 이날은 “불합리한 제도를 바꾸어내자는 국민의 열망이며, 보다 적극적인 주권행사를 할 수도 있도록 하자는 민주주의 정신”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원 내용에 드라이하고 정직하게 내놓은 답변이었을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국민청원 창구를 활용해 여론과 직접 소통하며 의도적으로 선명한 메시지를 쏟아낸다고 보고 있다. 전날 청와대가 답했던 정당 해산 청원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해야 한다는 청원(33만여명 참여)도 포함돼 있지만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183만여명 참여)에 공감을 표한 목소리가 월등히 앞섰다. 국민소환제 청원 역시 청원인이 “국민이 원하는 건 이런 막돼먹은 정치가 아니라 오직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라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며 자유한국당을 직접 거론했다.

특히 국회와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청와대 정무라인에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의도된 메시지였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순방을 떠나기 직전까지 국회 상황을 언급했을 만큼 청와대 시선은 국회를 향해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야당과의 전면전 선포”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청와대 정무수석의 막가파식 국회 모욕과 야당 공격에 이어, 오늘은 정무비서관도 청원에 답하는 형식으로 국민소환 운운하며 국회와 야당을 도발하고 나섰다”며 “대통령 참모가 훈계하듯 나서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에 걸맞은 제왕적 참모라는 사실과 이 정권의 국회 무시, 삼권분립 무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생각해달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정당해산 청원을 놓고 ‘총선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국민의 마음’이라고 한다”며 “그렇다면 문 대통령 탄핵 청원도 있던데 이를 두고 ‘대선까지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국민의 마음’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어떻겠냐”고 되물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국민청원을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청원을 빌미로 ‘정당해산’에 이어 ‘국민소환제’까지 언급하는 것은 행정부가 ‘국민청원’이라는 홍위병을 동원해 입법부를 위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날을 세웠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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