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펠드스타인. 연합뉴스

미국 역대 정권에서 거시경제운용과 조세정책에서 핵심 조언을 해왔던 거시경제학자 마틴 펠드스타인이 11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79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제러미 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를 인용해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인 펠드스타인 교수가 암과의 투병 끝에 숨졌다”고 전했다. 펠드스타인은 하버드대에서 50년간 경제학 교수를 지냈는데, 특히 조세분야 권위자였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2년부터 2년간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맡았으며 이후 같은 당 조지 W 부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분야 고문 역할을 했다. CNN은 “(경제정책에서) 보수적 사상가들의 멘토였고 민주당원들에게도 존경 받았다”고 평가했다.

펠드스타인은 작은 정부와 감세를 신봉한 경제학자였다. 레이건 행정부 당시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득세를 낮추면 사람들이 그만큼 일할 동기가 높아지고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들은 투자를 늘려 경제성장이 촉진된다는 논리를 폈다. 그래서 세금을 인하해도 재정 수입은 오히려 늘어난다는 이른바 ‘래퍼 곡선’이 실제 경제현상에서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연방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당시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돼 있던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펠드스타인은 감세와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합리적 보수주의자였다”면서 “정부 부채에 대해 매우 걱정했으며 공짜 점심은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펠드스타인은 병마와의 사투 중에도 미국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활발하게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지난 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냈다"고 진단했으며, 지난 3월에도 WSJ 기고문에서 미국의 재정적자를 우려했다. 제이슨 퍼먼 오바마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은 "펠드슈타인은 거시경제학 분야에서 거인이었다"며 "그는 경제와 정책 입안에 끊임없이 참여했으며, 그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우리의 모범이었다"고 밝혔다.

인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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