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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일전 앞둔 시진핑, 중앙아시아로 세 불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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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일전 앞둔 시진핑, 중앙아시아로 세 불리기

입력
2019.06.12 14:40
수정
2019.06.12 18:3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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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등 순방… 일대일로 주축 국가 정상들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2일부터 4박 5일간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지난 5~7일 러시아 국빈방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최고의 친구”라고 치켜세우며 손을 맞잡은 지 불과 닷새 만이다.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일전을 앞두고 우군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난타전으로 흐르면서 세를 과시해 기선을 잡으려 시 주석이 순방 외교에 바짝 공을 들이고 있다.

시 주석은 12∼14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2001년 출범해 중앙아 국가와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언뜻 회원국이 적어 보이지만 전 세계 인구의 44%에 달하는 31억명이 거주하는 방대한 크기의 지역협의체다. 또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25%에 달하고, 회원국의 절반인 4개국은 핵을 보유하고 있어 정치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시 주석의 역점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의 주축이기도 하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맞대결에 앞서 꺼내든 ‘히든카드’인 셈이다.

시 주석은 순방 직전 키르기스스탄 매체에 실린 기고를 통해 “양국 간 정치적 상호 신뢰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키르기스스탄과 함께 주권, 안보 등 핵심 이익 문제를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SCO 외무장관 정례회의에서 회원국들의 결집을 촉구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특히 이들은 미국 우선주의와 각을 세우며 국제법에 기초해 상호 존중하고 다자주의와 평등, 협력에 주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시 주석은 이어 14∼16일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열리는 아시아 상호협력 신뢰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 주도로 아시아를 하나로 묶겠다는 취지다. 중국은 또 G20 직전인 27일에는 후난(湖南)성에서 중국과 아프리카 52개국이 참여하는 첫 엑스포를 열고 영향력을 과시할 참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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