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국가대표 2루수 NC 박민우와 야구 꿈나무 황민준 
 ※ 어린 운동 선수들은 꿈을 먹고 자랍니다. 박찬호, 박세리, 김연아를 보고 자란 선수들이 있어 한국 스포츠는 크게 성장했습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여전히 스타의 발자취를 따라 걷습니다. <한국일보>는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롤모델인 스타를 직접 만나 궁금한 것을 묻고 함께 희망을 키워가는 시리즈를 격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NC다이노스 주장 박민우가 경남 창원NC파크에서 마산동중학교 내야수 황민준군의 타격폼을 지도해주고 있다. 창원=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등번호 16번이구나! 내 생애 첫 유니폼 번호와 똑같네!”

경남 창원NC파크 1루 덕아웃에서 NC 2루수 박민우(26)와 중학교 야구부에서 2루를 맡고 있는 꿈나무 황민준(15ㆍ마산동중 3년)군이 만났다. 자칫 어색할 수도 있었던 자리였지만, 호쾌하고 활달한 성격의 박민우는 오랜만에 만난 자신의 예전 등번호를 소재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갔다. 중학교까지 16번이었고 고교 때에는 7번이었다. NC에 입단 후에는 선배 오정복이 7번이었기에, 남은 번호 중 2번을 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2번을 단 후 야구가 잘 풀려 이제는 ‘최애(最愛) 번호’가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황민준은 NC다이노스의 창단 팬이자 박민우의 열렬한 팬이다. 평소에도 박민우의 공격ㆍ수비 영상을 많이 돌려 보며 공부한다고 한다. 황민준은 사실 오래 전부터 그를 먼 발치에서 지켜봤다. NC의 지역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황민준은 2017년부터 한 달에 한번 ‘볼보이’로 창원NC파크에 온다. 선수들보다 먼저 야구장에 나와 훈련 모습을 꼼꼼히 살폈고, 경기 중에는 야구장 좌ㆍ우 선상에 앉아 그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황민준이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하자 박민우가 손을 내저었다. 박민우는 “앞으로 ‘롤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으면 나라고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꿈은 무조건 크게 가져야 한다”며 메이저리거 2루수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추천했다. 박민우는 “앞으로 3년 뒤면 (민준이도) 프로 지명을 받겠다”면서 “그때 NC에 입단해 ‘박민우’ 몰아내고 2루수 자리를 꿰차라. 지역 후배를 위해 양보하겠다”라며 웃었다.

황민준은 그러나 “민우형이 NC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남았으면 좋겠다”라며 ‘팬심’을 굽히지 않았다. 박민우는 2012년 NC에 1라운드 9순위로 입단, 7년째 NC 내야를 지키는 NC맨이다. 입단 첫해(0.268)와 이듬해(0.298)를 제외하고 올해까지 5년 연속통산 타율 3할을 넘기며 통산 타율 0.327를 기록 중이다. 올해도 12일 현재 타율 0.356(리그 2위)로, 팀 동료 양의지(0.380ㆍ1위)와 함께 타격왕 집안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박민우는 “한 팀에서 은퇴할 때까지 꾸준히 잘해 자신의 ‘영구결번’ 티셔츠가 구장에 높이 걸리는 건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 역시 그렇다”면서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내일 당장 다른 팀에 갈 수도 있는 게 냉혹한 프로의 세계”라며 황민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창원NC파크 덕아웃에서 박민우와 황민준군이 허심탄회하게 야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창원=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수비할 때 글러브 질을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나요?” 황민준은 팀의 내야수답게 수비를 잘하는 방법이 궁금했다. 박민우는 국가대표 2루수다. 박민우는 “글러브 낀 손에 힘이 들어가면 안돼. 누가 잡아서 빼면 벗겨질 정도로 힘을 빼야 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재미없는 뻔한 답변이지만, 많이 연습하는 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박민우는 “솔직히 말하면, 나는 고등학교 때 훈련을 열심히 안 했다. 그러다 보니 프로 1ㆍ2년차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정답은 알지? 연습을 많이 해라! 오케이? 하하”

타격을 잘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민우는 당장 덕아웃을 나가 방망이를 손에 쥐어줬다. 박민우는 “사실 수비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만, 타격은 타고난 재능과 당일의 컨디션이 많이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답변이 정말 어렵다”라며 “다만, 자신의 숨은 재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황민준의 스윙에 힘이 들어가면서 자꾸 몸이 뒤로 젖혀지기 시작했다. 박민우는 “어릴 땐 ‘홈런이 전부’라고 생각해 강하고 멀리 치려고 할 뿐 ‘콘택트’에 대해서는 간과한다”면서 “홈런 욕심보다 정확하게 맞히려고 노력하라”며 스윙을 교정해줬다.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했다. 사회인 야구를 할 정도로 ‘야구광’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박민우는 “어렸을 때는 축구나 농구에 더 관심이 많았는데 아버지가 야구장에 자주 데리고 가셨다”면서 “당신께서 못다 이룬 꿈을 아들을 통해 이루고 싶으셨는지 야구를 시키셨고, 지금 여기까지 왔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도루왕 문턱까지 갔던 박민우의 주력은 어느 정도일까? 박민우는 2014년과 15년 각각 도루 50개와 46개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리그 2위에 올랐다. 박민우는 “고3때 가장 빨랐다. 100m를 11초00까지 찍었다”면서 “지금은 살이 쪄서 많이 느려졌지만, 그래도 12초대에는 들어올 것 같다”면서 웃었다

박민우가 자신의 야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창원=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30분 남짓한 만남을 뒤로한 채 박민우는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돌아갔다. 황민준은 “민우형이 장난도 많고 활발한 성격에 시원시원한 말투로 재미있게 해줬다”면서 “민우형처럼 되고 싶다. 야구를 열심히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긴장했는지, 사인 받는걸 잊어버렸다. 다음에 팬으로서 받아야겠다”며 웃었다.

창원=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츠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