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 부당 지시” 행정원 제보… 당국, 국내소환 합동조사 
 무관부 관리 사각지대… 준장 “사적 부탁 한두 번 했을 뿐” 
주중 한국 대사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A준장에 대한 ‘갑질’ 논란이 불거져 국방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가 재외공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며 기강을 다잡고 있지만,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무관부는 관리 사각지대로 남아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주중 대사관에 따르면, A준장은 지난달 말 한국으로 소환돼 합동참모본부 감찰실과 해외무관을 관리하는 국방정보본부의 합동 조사를 받았다. A준장이 현지 대사관 행정원 B씨에게 부당한 지시를 해왔다는 제보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국방당국 암행감찰반 관계자들은 비공개로 베이징을 찾아 A준장과 B씨에 대해 사전 조사를 벌였다.

B씨는 A준장이 평소 일상적으로 직원들에게 욕설과 막말을 퍼붓는가 하면, 구두를 닦으라는 등 업무와 상관 없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또 베이징에 함께 머물고 있는 부인과 한국에서 찾아온 아들의 운전기사 역할을 포함해 온갖 사적인 심부름을 시켰다고 강조하면서 “마치 집사나 가정부처럼 직원을 부렸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진술 내용과 사전 조사만 놓고 보면 A준장이 지휘관의 본분을 벗어나 처신한 행동이 적지 않은 만큼 보직을 유지한다고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안이 엄중하다”고 말했다. 또 “B씨 외에도 A준장의 언행을 문제 삼은 대사관 직원이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준장의 행적을 보고 받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사관 측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준장 1명과 대령 3명으로 구성된 주중 대사관 무관부의 예산 집행과 회계 감사, 직원 채용, 업무 처리, 전문 보고 등 모든 사항이 대사 결재라인을 거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탓이다. 지난 4월 초 취임한 장하성 주중대사는 A준장이 지난달 말 한국으로 조사를 받으러 간다고 보고할 때가 돼서야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관부는 해당국에 파견돼 국방협력과 군사외교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 규모가 큰 국가를 제외한 재외공관의 경우 통상 1인 무관으로 운영된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B씨가 정시에 출근하라는 A준장의 엄명에 앙심을 품고 그간의 부당한 지시 사례를 모아 제보한 것”이라며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려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A준장은 12일 국방부에 출두해 소명에 나설 예정이다. A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부임 초기인 지난해 중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현지 직원에게 현금 인출 같은 일을 한두 번 부탁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낯선 외국에 나와 있다 보니 도움을 받은 것이고, 대부분은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 합당한 지시였다”고 해명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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