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한달 만에 2,100선을 탈환했다. 미ㆍ중 무역분쟁 우려가 다소 누그러지고,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 2099.49로 2,100선을 코 앞에 두고 마감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에 잠시 2,096으로 후퇴하더니 이내 오전 10시쯤 2,102를 기록했다. 그 뒤로 지수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 2111.81로 전날에 비해 12.32포인트(0.59%) 오른 상태로 마감했다. 지수가 2,100선을 돌파한 건 지난달 15일 이후 약 한 달여 만이다.
코스피는 미ㆍ중 무역분쟁 우려가 부각되면서 최근 2,010까지 하락해 심리적 경계선인 2,0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까지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다행히 이번 달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수를 견인했다. 5월 한 달간 2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 달 80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세로 전환한 상황이다. 기관 역시 지난달 4,60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지만 이번 달 첫 한 주 동안 4,8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도 기관이 2,038억원, 외국인이 684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세 배경에는 미ㆍ중 무역 분쟁 해결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낙관론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과 협상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고,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만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심리도 외국인 자금을 국내 증시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가 낮아질 경우 글로벌 유동자금이 늘어나 한국 등 신흥국 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연준 컨퍼런스 연설에서 “우리는 (무역 분쟁 관련한) 상황 변화가 미국의 경제 전망에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언제나 그래왔듯이 경제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해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제 미ㆍ중 정상이 유화적인 태도로 나올지, 미국이 실제로 금리를 인하할 지 알 수 없어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 발언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연준도 무역갈등 이슈에 앞서 행동하기는 쉽지 않다”며 “판단 기준은 오는 28~29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라고 전망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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