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국 미국 의식한 졸속 발표 가능성 지적

지난 4월 훈련 도중 추락사고가 발생한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항공자위대 기지에 배치된 F-35A 전투기. 미사와=교도 연합뉴스

지난 4월 추락한 F-35A 전투기와 관련, 기체 결함이 아닌 조종사 과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일본 항공자위대 중간보고서 발표에 대해 판매국인 미국을 의식한 성급한 결론이라는 비판이 일본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11일 지지(時事)통신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나가(林吉永) 전 항공자위대 간부후보생학교 교장은 항공자위대 중간보고서 발표에 대해 “(F-35A) 비행 재개를 위한 그럴 듯한 이유이지만 의식 상실이나 기체 결함 가능성 모두 제로인 것은 아니다”며 “세계 최초의 (F-35A) 추락사고로서 보다 신중하게 검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자위대가 발표를 서두른 이유와 관련해선 “미국 측을 배려한 것”이라며 “대량 구매를 위해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다는 인식이 드러난 졸속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일본 항공자위대는 향후 F-35A 105대, 해상자위대는 항공모함에서의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 42대 등 총 147대의 F-35 전투기를 미국으로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도입이 완료될 경우 일본은 미국 동맹국 중 F-35 전투기 최다 보유국이 된다.

항공자위대는 전날 “조종사가 자신의 자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강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종사가 기체의 고도와 자세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는 ‘공간식실조(空間識失調ㆍ비행착각)’ 상태에 빠진 것이 추락 원인으로 보이며 기체 결함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항공자위대는 그간 중지했던 12대의 F-35A 전투기에 대해서도 비행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F-35 전투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선 “현 시점에서 변경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항공자위대 내부에서도 비행 재개에 대한 신중론이 적지 않다. F-35 전투기는 현재 긴급 발진(스크램블)에 사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자위대의 한 간부는 “실질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 F-35A의 비행 재개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비행중단 장기화에 따른 조종사들의 숙련도 저하 우려에 대해선 “사고 이후 2개월이 지난 이상 숙련도 복원에 필요한 시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고기 조종사가 F-35A를 비롯한 전투기 비행시간이 3,200시간에 달하는 베테랑이라는 점도 기체 결함보다 조종사 과실로 서둘러 결론짓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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