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도심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줄인 뒤 보행 교통사고 부상자가 23% 가까이 줄고 야간 급가속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해 6월 말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흥인지문 교차로 구간에서 추진한 ‘안전속도 5030’ 정책 시범사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효과를 냈다고 11일 밝혔다.
‘안전속도 5030’은 도심부 차량속도를 간선도로는 시속 50㎞,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낮추는 정책이다. 지난 4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됐고, 2021년 4월 1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정책을 추진하는 ‘5030 협의회’에는 교통안전공단과 서울시,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민관학 12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정책의 일환으로 서울시는 작년 6월 26일부터 서울경찰청과 함께 종로 도심의 차량 최고속도를 기존 시속 60㎞에서 시속 50㎞로 줄이는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공단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이 구역의 교통사고 자료와 택시 등에 설치된 디지털운행기록(DTG) 자료를 활용해 교통 안전성 등을 분석한 결과 시범사업 후 보행자 교통사고는 1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9건)에 비해 15.8% 감소했다. 보행 부상자 수도 22명에서 17명으로 22.7% 감소했다. ‘안전속도 5030’ 시행 전 5년간 보행자 교통사고 감소율이 2.5%, 부상자 수는 등락을 반복한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교통량이 많은 시간대 평균 주행속도는 오히려 소폭 높아졌다. 차량 통행이 많은 오후 2시와 6시 평균 주행속도는 각각 시속 17.56㎞, 18.32㎞로 이전보다 시속 0.55㎞, 0.88㎞ 빨라졌다. 야간 사고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급가속 차량은 평균 1.51%로 시범사업 시행 전(평균 4.94%)보다 크게 감소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시행되면 도심부 차량 운행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범사업 결과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권병윤 공단 이사장은 “제한속도 하향의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2021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도심부 차량속도 하향에 적극적인 협조로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 데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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