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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한 투쟁 하시라” 이희호 여사 어록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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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한 투쟁 하시라” 이희호 여사 어록 살펴보니

입력
2019.06.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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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사진은 2000년 12월 11일 김대중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여사가 숙소인 그랜드호텔 발코니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는 오슬로시민들에게 손을 맞잡고 답례인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사진은 2000년 12월 11일 김대중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여사가 숙소인 그랜드호텔 발코니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는 오슬로시민들에게 손을 맞잡고 답례인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반려자이자 정치적 동지로 숱한 고초를 함께 했다. 옥바라지와 망명, 연금생활을 견디면서 남편의 민주화 신념을 굳건히 지켜냈다. 이 여사는 1950년 대한여자청년단을 결성한 1세대 여성운동가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와 양성평등의 상징이었기에, 이 여사의 생전 발언은 오늘날 더욱 깊게 와 닿는다.

71년 김 전 대통령이 첫 대선에 도전할 때부터 이 여사의 신념은 결연했다. 김 전 대통령이 신민당 대선 후보로 나서자 찬조 연사를 통해 “만약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다”고 외쳤다.

혹독한 정치의 길에서 다정한 아내의 면모도 드러냈다. 72년 이 여사는 해외에서 유신 반대 투쟁을 하던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정부에서는 당신이 외국에서 성명 내는 것과 국제적 여론을 제일 두려워한다”며 “특히 미워하는 대상이 당신이므로 더 강한 투쟁을 하시라”고 용기를 북돋았다.

김 전 대통령이 77년 징역 5년을 확정 받고 진주교도소로 이감됐을 때도 이 여사는 수백 통의 편지를 보냈다. 이 여사는 “하루를 살더라도 바르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이겠나”라고 적었다. 김 전 대통령이 80년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그는 "당신의 생이 평탄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더욱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이라고 응원했다.

이 여사는 여성운동에 있어서도 진취적인 선구자 역할을 했다. 54년 5월 3대 민의원 선거에서 박순천이 출마하자 길거리에서 “여성은 여성 대표를 찍읍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그는 자서전 ‘동행’(2008)에서 김 전 대통령에 관해 “그에게 정치는 꿈을 이루는 길이며 존재 이유였다면, 나에게는 남녀평등의 조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길 중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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