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 소식에 “부디 영면하시고, 계신 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란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이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듣고 메시지를 내 “지난해 평양 방문에 여사님의 건강이 여의치 않아 모시고 가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진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라며 고인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하셨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하셨다”며 “민주화 운동에 함께 하셨을 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여사를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 명의 위인”이라고 칭하며 경의를 표했다. 특히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 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과) 두 분 만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겠지요. 하늘 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께서 늘 응원해주시리라 믿는다”고 거듭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순방 출발 당일인 9일 이 여사의 아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순방 나가있는 동안 큰 일이 생기면 그곳에서라도 조치는 취하겠지만 예를 다할 수 있겠냐”며 “안타까운 마음을 잘 전해주시라”고 말했다고 이날 청와대는 전했다.
헬싱키=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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