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10일(현지시간)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을 향해 “그 분도 역시 청와대 대변인이셨다”며 “순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민 대변인은 전날 공식 논평을 통해 북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을 ‘천렵질(고기잡이)에 정신 팔린 사람’에 빗대 막말 논란을 자초했다.
문 대통령의 핀란드 국빈방문을 수행 중인 고 대변인은 이날 헬싱키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의 ‘천렵질’ 논평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어젯밤부터 많은 고민을 했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고 대변인은 “대변인은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자리는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저도 굉장히 신중히 단어를 선정하고 매 순간 기자들 앞에 선다. 그 분도 역시 그러한 마음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의 이 같은 언급은 민 대변인의 ‘천렵질’ 발언이 단순한 실수가 아닌 한국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의도된 정치공세라는 점을 비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 대변인은 특히 “그 분도 역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이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순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공식일정은 아침 10시에 시작해 저녁 9시30분에 끝나며, 이동시간과 자료 준비시간을 합친다면 아침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고 대변인은 “쉬는 시간이 없다는 것을 여러분(기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모든 순방은 숨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며 “그렇게만 말씀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헬싱키=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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