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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희호 여사 별세 소식에 “평화의 소식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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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희호 여사 별세 소식에 “평화의 소식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입력
2019.06.11 00:28
수정
2019.06.11 02: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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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2015년 8월 서울 마포구의 김 전 대통령 부부 사저를 예방한 문재인(왼쪽)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맞이하고 있다. 뉴스1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2015년 8월 서울 마포구의 김 전 대통령 부부 사저를 예방한 문재인(왼쪽)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맞이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 소식에 “부디 영면하시고, 계신 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란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 텐데,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깊으셨나 봅니다. 평생 동지로 살아오신 두 분 사이의 그리움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도 했다.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이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듣고 메시지를 내 “지난해 평양 방문에 여사님의 건강이 여의치 않아 모시고 가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진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초 북유럽 3개국 순방에 앞서 이 여사 병문안을 다녀올 작정이었지만, 병세가 호전됐다는 얘기를 듣고 순방 이후로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9일 순방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김홍걸 민화협 의장과의 통화를 통해 “여러 번 고비를 넘기셨으니 이번에도 다시 회복되시지 않겠냐”며 “희망을 가지시고, 여사님이 회복되시길 빌겠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오래 살아계셨으면 좋겠다. 남북관계도 좋아질 수 있으니 그런 모습도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위중하시단 말씀 듣고 아내가 문병을 가려다 여사님께서 안정을 되찾고 다급한 순간은 넘겼다 해 아내가 다녀오지 못했는데 참 안타깝다”고도 했다.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 4월 이 여사 병문안을 다녀왔다.

문 대통령은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라며 고인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하셨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하셨다”며 “민주화 운동에 함께 하셨을 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다”고 언급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여사가 오늘 소천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그간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아 왔다. 1922년 태어난 이 여사는 대표적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다 1962년 고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해 정치적 동지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했다. 사진은 93년 8월 12일 김대중씨가 자택에서 이희호 여사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 연합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여사가 오늘 소천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그간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아 왔다. 1922년 태어난 이 여사는 대표적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다 1962년 고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해 정치적 동지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했다. 사진은 93년 8월 12일 김대중씨가 자택에서 이희호 여사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 연합

문 대통령은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 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며 경의를 표했다. 특히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 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평양 방문에 여사님의 건강이 여의치 않아 모시고 가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김 전 대통령과) 두 분 만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겠지요.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다. 하늘 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께서 늘 응원해주시리라 믿는다”고 거듭 애도했다.

헬싱키=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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