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했던 스위스 국적의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가 헝가리 다뉴브강으로 돌아와 운행을 재개했다. 허블레아니호 인양과 맞물려 가해 선박이 사고 현장으로 복귀하면서 바이킹 시긴호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실시간 선박 위치 제공 사이트인 ‘베슬 파인더’에 따르면 바이킹 시긴호는 10일(현지시간) 오전 9시30분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45㎞가량 떨어진 다뉴브강변 도시 비셰그라드에 정박해 있다. 바이킹 시긴호는 전날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 정박해 있다가 이날 헝가리로 들어왔다.
우리 정부 합동대응팀 이상진 팀장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이킹 시긴호 운항 정보 관련) 보도를 봤다. 헝가리 당국 법무협력관을 통해 여러 번 철저한 증거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구체적인 수사 상황을 묻는 질문엔 “수사 주권을 침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구체적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조사를 촉구한 건 바이킹 시긴호의 증거 인멸 논란 때문이다. 슬로바키아에 정박 중이던 바이킹 시긴호가 추돌사고 당시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았던 배의 오른쪽 앞 부분을 페인트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앞서 이 배의 선장 유리(64)가 사고 직후 휴대폰 기록 일부를 지운 사실이 헝가리 당국의 조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헝가리 당국은 유리 선장에게 일단 과실치사, 항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금해둔 상태지만, 사고후 도주(뺑소니)와 구조 미흡 혐의 등을 추가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우리 측 해양안전심판원과 헝가리 해양안전 조사기관 조사관들은 비셰그라드에 정박한 바이킹 시긴호를 찾아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 신속대응팀 관계자는 “헝가리 검찰의 수사와 별개로 해양안전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차원의 조사활동”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com
부다페스트=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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