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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추경 처리 당부에도… 황교안 모든 ‘대화의 자리’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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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추경 처리 당부에도… 황교안 모든 ‘대화의 자리’ 보이콧

입력
2019.06.10 17:39
수정
2019.06.10 20: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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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월회와 6ㆍ10 기념식 불참… 이해찬 “회동 빠지고 거리투쟁만” 

 황 대표 “문재인 정권 실상은 역대 가장 비민주적인 정권” 비난 

문희상(가운데) 국회의장이 10일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의장 주최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앞서 여야 4당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참했다. 왼쪽부터 정동영 민주평화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의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문희상(가운데) 국회의장이 10일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의장 주최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앞서 여야 4당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참했다. 왼쪽부터 정동영 민주평화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의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연합뉴스

국회 정상화를 둘러싼 여야간 이견이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여야 논의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황 대표 비판에 열을 올리며 두 대표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을 벌이고 있다. 교착 상태에 빠진 원내협상을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집권여당·제1야당 대표가 공방전을 진두지휘하는 탓에 국회 정상화를 어렵게 만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여야 간 대립으로 강원 산불ㆍ포항 지진 대책 등 민생 안전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두 대표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며 북유럽 순방에 나선 지 하루 만에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전화통화를 하며 “정부에서 긴급하게 생각하는 추경안이 국회에서 심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회 정상화에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한국당 성토에 민주당뿐 아니라 정부와 청와대까지 가세했다. 당정청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확대고위당정협의회를 열었다.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추경안 처리 지연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초점은 ‘한국당 비판’에 맞춰졌다. 이 대표 취임 이후 고위당정협의회를 최고위원과 핵심 당직자까지 참석하는 확대 회의로 바꾼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황 대표를 직접 언급하며 그의 정치행보를 비난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 (여야 대표) 회동을 무산시키고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참여하는) 초월회에도 안 오면서 무슨 명목으로 민생을 말하고 거리투쟁에 나서는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통을 겪는 국민과 기업들이 추경을 기다리는데도 외면하는 것은 무엇을 위한 정치인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도 “세계 경제 둔화에 대처하는데 여야와 노사, 정부, 기업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가운데) 국무총리,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가운데) 국무총리,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황 대표는 이날 여야 지도부가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자리에는 모두 불참했다.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윌회와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6ㆍ10 민주항쟁 기념식에도 불참했다. 여야 대표들 가운데 기념식에 불참한 건 황 대표가 유일했다. 초월회에는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불참했다. 대신 황 대표는 심재철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 실태 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권은 스스로 가장 민주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역대 가장 비민주적인 정권”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찾아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을 예방했다.

황 대표는 여권의 비판에 대해 “원칙에 어긋나는 합당하지 않은 공격”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백선엽 장군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파행에 책임이 있다’는 여권의 지적에 대해 “경제를 잘 운영했다면 추경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원칙”이라며 “지금 민주당이 내놓은 추경안이 피해를 당한 분들을 위한 것인지 말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초월회에 불참한 데 대해선 “떠돌이 정치를 하도록 만든 게 누구냐. 전 원칙이 있는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 대표들은 황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가 국회 정상화를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초월회에서 “지난번에도 오지 않더니 국회를 무시하고 배제하면서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제1야당이 편협하고 정파적인 판단으로 도박을 벌이는 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거들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정치가 실종된 듯하다. 지금은 국회를 해산해야 할 지경”이라며 한국당을 뺀 여야 4당만이라도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왼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군사 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6·25전쟁 영웅으로 불리는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을 예방, 백 장군의 저서 '징비록'을 선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왼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군사 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6·25전쟁 영웅으로 불리는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을 예방, 백 장군의 저서 '징비록'을 선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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