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로서 출연하는 것이 (후배에게)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어요..”
심형래는 실패한 인물로 여겨진다. 2004년 KBS1 ‘쇼 행운열차’을 끝으로 개그맨 활동을 중단한 후 영화감독 일에 전념했으나 도박에 이어 개인 파산까지 겹치며 대중의 호감을 잃었다. 그런 그가 15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했다. 케이블 채널 코미디TV의 개그 프로그램 ‘스마일킹’(일요일 오후 9시 방송)에서 ‘단군의 후예’라는 코너를 맡았다. 지난 4월 첫 방송을 시작했으나,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아직은 저조하다. 심형래는 10일 서울 강서구에서 열린 ‘스마일킹’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코미디를 하면 시청자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을지 굉장히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심형래가 방송을 떠난 사이 코미디 트렌드는 확 바뀌었다. 심형래의 장기였던 슬랩스틱 코미디는 더 이상 웃음을 끌어내지 못한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바보 분장 또한 지금은 구식으로 치부된다. 15년 만의 복귀로 의욕이 넘치지만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심형래는 “코미디를 다시 하다 보니 좋은 후배가 너무 많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스마일킹’에는 까마득한 후배 김정환, 김대범, 황현희 등이 출연한다.
심형래를 방송으로 이끈 이는 후배 개그맨 박승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박승대는 “우리끼리 하기엔 미흡해 가장 사랑하는 선배에게 도움을 부탁했다”며 “흔쾌히 응해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박승대는 ‘스마일킹’으로 10년 만에 코미디 프로그램에 복귀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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