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찾아 김 지사와 얼싸안으며 회동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10일 김경수 경남지사와 회동했다. 경남도청 도지사실에서 일찌감치 일어나 기다리고 있던 김 지사는 양 원장이 들어오자 끌어안으며 포옹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서울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김 지사가 지난 4월 보석으로 풀려난 후 처음이다.
양 원장은 이날 경남도 싱크탱크인 경남발전연구원과 정책협약을 맺기 위해 경남도청을 찾았다. 하지만 정책협약보다 문재인 정부 개국공신인 두 사람이 만난다는 자체가 관심을 끌었다. 김 지사는 “제가 도지사 취임 이후 도지사실에 가장 많은 취재진이 온 것 같다”며 “경남을 수도권에 이어 다음 정책협약 파트너로 해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굉장히 중요한 국정과제 중 하나가 지역균형발전”이라며 “경남발전연구원에 축적된 좋은 정책들이 입법으로 반영되고 중앙정치나 예산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배우러 왔다”고 화답했다. 양 원장은 김 지사의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요구에 “이렇게 다녀야 지방정부의 생생한 어려움을 듣고 날카로운 지적이나 잔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했고, 김 지사는 웃으며 “잔소리가 아니고 요청과 당부”라고 했다. 양 원장은 특히 관건선거라는 야당의 비판을 의식한 듯 “저희가 시작했지만 다른 당들도 각 지방정부의 싱크탱크들과 연구 협력해서 정당끼리는 좋은 정책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지방정부와는 국가발전이나 지역발전에 필요한 일들을 협력하는 풍토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 원장은 약속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청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김 지사를 보면) 짠하고 아프다. 국회의원으로만 있었으면 이렇게 고생을 했을까 싶다”며 “도지사가 되고 차기 (대선) 주자가 되면서 특별하게 겪는 시련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런 일(드루킹 사건)은 선거판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다. 착하니까 바쁜 와중에 그런 친구들까지 응대하다가 생긴 일이라 짠하다”고 했다.
김 지사는 지난 5일부터 엿새 동안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대표, 양 원장 등 여권 핵심인사를 모두 만났다. 이를 두고 여권이 보석 상태로 재판 중인 김 지사에게 힘 실어주기에 나선 동시에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인 부산ㆍ울산ㆍ경남(PK) 관리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양 원장은 11일에는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도 만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