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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에 목마른 아프리카에 인터넷 강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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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에 목마른 아프리카에 인터넷 강의 바람

입력
2019.06.10 16:46
수정
2019.06.10 22: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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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이남 지역에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유니카프대학교. 유니카프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사하라 이남 지역에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유니카프대학교. 유니카프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고등교육 바람이 일고 있다. 원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대륙은 10대 후반~20대 중반 인구 중 대학에 등록된 비율이 10%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교육 불모지’이지만, 최근 그 흐름이 크게 변했다. ‘인터넷 강의’로 학위를 수여하는 사이버대학이 등장하는가 하면, 인공지능(AI)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가르치는 기관도 속속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의 패권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중국도 아프리카 대학교육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중해 키프로스의 교육가 니코스 니콜라우가 2012년 설립한 유니카프대학교는 교세 확장과정에서 아프리카에 교육의 빛을 비추고 있다. 이 대학은 아프리카 전역 학생 1만8,000명에게 온라인 학위 취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대학에서 제공받은 태블릿PC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제휴를 맺은 영미권 대학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학위 취득에 드는 비용은 4,000달러(약 474만원)에 불과하다.

물론 아프리카 경제수준으로 결코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중산층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장학금 제도도 잘 갖춰져 있어 잠비아에 거주하는 에밀리 카미지(25)는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밟고 있다.

니콜라우가 ‘인강’에 눈을 돌린 건 아프리카 교육에 있어 수요와 공급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12억 인구 중 25세 미만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젊은 대륙’이면서 수십 년간 이어진 교육 캠페인으로 고졸학력자 숫자도 어느 때보다 많다. 하지만 대학은 그에 맞춰 증가하지 못했다. 니콜라우는 NYT에 “2023년에는 유니카프가 학생 10만명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도 “수백만 명이 고등교육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이는 비관적인 전망”이라고 털어놨다.

아프리카 고등교육의 또 다른 큰손은 다름 아닌 중국이다. 아프리카를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중국은 철도 등 인프라뿐 아니라 과학 분야 인력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네이처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에만 아프리카 출신 대학생 및 대학원생 6만2,000명을 유치했으며, 2015년 8,470명에게 장학금을 줬다. 네이처는 “중국의 엄격한 비자 규제로 외국인 학생은 반드시 고국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다른 서방 국가에 비해 인재 유출 걱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자국 문화 교육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중국어협회는 아프리카에 ‘공자 학교’ 59곳을 세워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가르치는데, 이는 아프리카에 문화교육원을 세운 국가 중 2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우간다, 케냐 등은 중등교육 과목에 중국어를 추가하면서 적극 호응 중이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아프리카를 주목한다. 기업 내 다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뛰어난 인재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4월 가나 아크라에 아프리카 지역 첫 AI 실험실을 열어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아프리카수리과학연구소(AIMS)는 페이스북, 구글과 손잡고 르완다 키갈리에서 첨단기술 분야 석사과정을 운영 중이다. AIMS 르완다 회장인 샘 얄라는 BBC에 “학생 중 일부는 대학에서 일할 것이고, 그들이 다른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이를 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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