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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이야, 저게 뭐야” 김제 시민공원 용 조형물 ‘흉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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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이야, 저게 뭐야” 김제 시민공원 용 조형물 ‘흉물’ 논란

입력
2019.06.11 04:40
수정
2019.06.1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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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상품권에도 용 삽입 물의

전북 김제시가 야간경관을 위해 검산동 시민공원에 설치한 용 조형물이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다.
전북 김제시가 야간경관을 위해 검산동 시민공원에 설치한 용 조형물이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다.

9일 오후 8시쯤 전북 김제시 검산동 수변공원 제방을 따라 산책하던 김모(43)씨는 공원에 설치된 용(龍) 조형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씨는 “가족과 산책하기 위해 공원을 찾았는데 뜻밖의 조형물이 있어 당황했다”며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장소에 기괴한 모습을 한 용과 이를 비추는 붉은색 조명에 혐오감이 들어 매우 불쾌했다”고 짜증을 냈다.

김제시가 최근 수변공원에 조성한 용 조형물이 흉물 논란에 휩싸였다. 시는 지난 3월 총 사업비 2억8,400만원을 들여 검산동 시민문화체육공원에 방문객 흥미를 유도하고 밝은 분위기의 야간 경관을 연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LED조명 시설과 대형 용 형상을 비롯한 여인상, 부들(연못 등에 서식하는 수생식물) 등 3점의 조형물을 설치했다.

용 조형물은 총 길이 30m 규모로 바닥에 똬리를 튼 형상이다. 외길 산책로에 세워 이곳을 지나는 시민은 용의 몸 속을 통과해야만 반대편으로 갈 수 있도록 했다. 야간에는 용의 머리부터 몸통, 꼬리부분까지 붉은 색 조명이 비추도록 조성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은 기괴한 모습의 용이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흉물스럽다고 지적했다. 주민 박모(58)씨는 “시민 산책로에 용 조형물이 생뚱맞게 들어서 이해할 수 없었다”며 “시민 의견도 듣지 않고 험악스런 모습의 조형물을 공원에 만들었는지 어이없는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800여명은 조형물을 이전해달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청원을 냈다. 권익위는 최근 현장조사를 마치고 답변을 통해 “조형물을 설치할 당시 주민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고 다수의 주민이 조형물 이설이나 우회 산책로 조성을 청원하고 있다”며 김제시에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시는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현재까지 용 조형물을 그대로 두고 있다.

전북 김제시가 추진 중인 김제사랑상품권 시안에 용 형상이 들어가 있다.
전북 김제시가 추진 중인 김제사랑상품권 시안에 용 형상이 들어가 있다.

게다가 시는 용 형상이 들어간 지역화폐를 제작하려다 계획을 변경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시는 지역 상권을 보호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10년여만에 김제사랑상품권 디자인을 대폭 개선하면서 용 이미지가 들어간 5,000원권과 1만원권 두 종류의 상품권 시안을 제작해 지난 주 시의회에 보고했다가 의원들의 질책을 받았다.

김복남 의원은 보고회에서 “수변공원 용 조형물 때문에 종교계와 시민들이 떠들고 있지 않느냐”면서 “벽골제나 수변공원, 상품권까지 모두 용이 등장한다. 심지어 현수막 광고물 게시대 양쪽에도 용이 그려져 있다. 김제가 온통 용의 천국이다”고 질타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제시는 상품권에서 용 이미지를 삭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시 관계자는 “용 디자인은 실무자가 처음 제안했고 시청 직원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이 많아 추진했다”며 “그러나 공원의 용 조형물 논란이 있는 와중에 상품권 시안 보고과정에서 의원 반발이 커 용 이미지를 없애는 방안을 시장에게 보고한 뒤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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