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4강 진출을 확정한 대표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앉아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연합뉴스

중국 축구가 달라졌다. 그렇다고 실력이 갑자기 향상된 것은 아니다.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확 바뀌었다. U-20(20세 이하) 월드컵 4강 진출 때문이다.

중국의 스포츠 관련 매체들은 10일 일제히 “한국 축구 부럽다”고 전했다. 9일 열린 세네갈과의 8강전 소식을 상세히 전하며 “실력과 투혼, 정신력에서 모두 앞선 역사적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또 “한국 축구는 기술은 물론 투지도 뛰어나다”면서 “한방을 세게 얻어맞은 중국은 더 이상 꾸물대지 말고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한국이 12일 4강전에서 에콰도르를 상대로 무난히 이길 것”이라며 “더 나아가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우승도 가능하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지난주 16강전까지만 해도 “일본이 이길 것”이라며 한국을 향해 비아냥대는 반응도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은 2005년 U-20 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에 진출했다. 당시 “1985년에 태어난 황금세대가 큰 일을 냈다”고 호들갑 떨었다. 하지만 이후 14년간 7대회 내리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일찌감치 축구 ‘굴기(崛起ㆍ우뚝 섬)’를 선언하며 2030년 아시아, 2050년 세계 제패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갈수록 현실과는 동떨어진 몽상에 그치고 있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한국 축구에 대해 “기본도 안된 쓰레기”라고 혹평을 퍼부었다. 지난달 29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막을 내린 U-18 4개국 판다컵 축구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했는데, 선수들이 우승컵에 발을 올려놓는 세리머니를 하면서 논란이 됐다. 한국 대표팀은 서둘러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중국 측은 “주최측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하는 자국 내 반대 여론과 스포츠맨십 훼손을 내세워 끝내 우승컵을 박탈했다. 판다컵에서 중국 대표팀은 한국에 0대 3으로 패했다. 한 중국 네티즌은 “U-18, U-20 대표팀이 나중에 그대로 국가대표팀이 될 텐데 중국 축구의 미래가 참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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