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킹’이 남다른 자신감과 포부 속 국내 코미디 부활이라는 목표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가양동 IHQ미디어 스튜디오A에서는 코미디TV 새 코미디 쇼 ‘스마일 킹’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코미디언 심형래, 박승대, 황현희, 김대범, 김정환 등이 참석했다.
현재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방송 중인 ‘스마일 킹’은 극장 공연에서 느낄 수 있었던 날 것 같은 생생한 코미디와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느낄 수 있었던 잘 짜여진 콩트 코미디의 두 가지 재미를 잡을 수 있는 ‘쇼 코미디’와 ‘방송 코미디’의 결합으로 탄생한 코미디 쇼다. 박승대를 비롯해 김정환, 도대웅, 현정 등이 고정출연하며 심형래, 황현희, 김대범, 이재형, 한현민이 특별출연한다.
특히 심형래는 자신의 전성기를 불러왔던 코미디 코너 ‘변방의 북소리’를 2019년 버전으로 재탄생 시킨 코너 ‘단군의 후예들’에 특별 출연, 후배 코미디언들과의 콜라보 속 명불허전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스마일 킹’의 기획을 주도했던 박승대는 “요즘에는 소통하려고 하는 개그를 하는 시대다”라며 소통의 개그로 트렌드에 발맞추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어 본격적인 기자간담회 시작 전 무대에 나선 ‘스마일 킹’ 출연 코미디언들은 개그 코너인 ‘단군의 후예들’과 ‘평발’, ‘대웅아 사랑해-짱’을 짧게 선보이며 출발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이어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승대는 “2009년 방송을 떠나고 10년 만에 돌아왔다.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준 개그맨들에게 감사하다”며 “2018년 1월 2일 대학로에서 개그맨들끼리 모여서 ‘스마일킹’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한 끝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하기에 조금 미흡해서 가장 존경하는 형이자 선배인 심형래 형을 찾아가서 ‘개그의 부활을 알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심형래 선배님이 정말 어렵게 ‘스마일 킹’에 나오실 분이 아니신 데도 도와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심형래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약 20년 만에 정식 코미디 코너를 통해 무대에 오른 심형래는 “그 동안 방송을 굉장히 오래 쉬었다. 박승대 씨 같은 경우도 10년 정도 쉬었지만 저는 두 배 정도 코미디를 쉬었다”며 “갑자기 코미디를 하자고 했을 때 굉장히 망설여지더라. 제가 지금 코미디를 하면 과연 먹힐까 싶기도 하고, 두렵고 요즘 트렌드를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스마일 킹’ 출연 당시 고민이 컸음을 솔직히 언급했다.
이어 심형래는 “요즘에 유튜브 등 볼 것도 굉장히 많은데 코미디를 해서 시청자 분들에게 반응이 올까 싶더라”며 “만약 제가 나와서 해가 되면 힘들게 만든 ‘스마일 킹’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망설이다가 박승대 씨가 계속 도와달라고 말을 해서 ‘한 번 해보자’는 결심 끝에 함께 하게 됐다. 함께 해보니 황현희 씨나 김대범 씨 등 후배 개그맨들과도 너무 잘 맞더라.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심형래와 함께 ‘단군의 후예들’ 코너에 출연 중인 황현희는 “요즘 코미디 비수기인데도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코미디 부활을 위해서 힘을 합쳐 주시고, 예전 코미디 향수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고 생각해서 말 개그가 아닌 슬랩스틱으로 인사드리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은 저희라기보다는 후배 개그맨들인 것 같다. 제가 다시 한 번 코미디를 하기로 결심한 이유도 후배 개그맨들이 제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면서 ‘저렇게 열심히 하면 다시 한 번 코미디의 부활을 알릴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출연 계기를 전하며 관심을 당부했다.
김대범은 “심형래, 박승대 선배님은 제 어린 시절 두 우상들이셨다. 정말 존경했던 두 선배와 같이 코너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출연 소감을 전한 뒤 “사실 저는 공개 코미디가 부활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저에게 섭외 전화가 올 줄 몰랐는데 막상 합류한 뒤 후배들의 눈빛을 보고 정말 반성을 많이 했다. 저 친구들의 열정이나 공개코미디에 대한 생각을 너무 부정적으로 하고 있었다는 반성의 마음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코미디에 굶주려 있다. 다 뜯어먹도록 하겠다”고 솔직한 심경 변화와 각오를 덧붙였다.
쟁쟁한 선배 코미디언 외에도 ‘스마일 킹’에는 다재다능한 신인 개그맨들이 출연하며 풍성한 무대를 채우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SBS 12기 개그맨 출신 김정환은 “개그 프로그램이 없어지고 쉬고 있었는데, 개그에 대한 욕심이 남아있어서 같이하고 있다”며 “작년에 46명이 모였는데 그 중에서 남아있는 멤버가 4명 정도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하도록 하겠다. 데뷔한 지 7년이 됐는데, 신인상도 받고 우수상도 받았지만 많은 분들이 저를 모르신다. 재미있는 개그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불꽃을 태워보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2012년 MBC에서 데뷔한 도대웅은 “일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아이돌보다 더 힘들게 연습 중이다. 지금은 미흡할 수 있지만 꼭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전했고, MBC 코미디언 출신 현정은 “MBC에서 개그 프로그램이 없어지고 나서 다시 ‘스마일 킹’으로 시작하고 있다. 같이 뭉쳐서 꼭 코미디의 좋은 길을 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BS 공채 코미디언 출신 김지영은 “막내 개그우먼이 되고 1년 정도 후에 ‘웃찾사’가 폐지되었고, 2년 정도 후에 ‘스마일 킹’으로 같이 하게 됐다. 정말 수 없이 힘든 과정 속에서 최고가 될 때 까지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이수빈 역시 “‘웃찾사’가 없어지고 나서 다시는 무대에서 개그를 못할 줄 알았는데 박승대 선배님을 만나서 다시 개그를 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웃기는 개그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개그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스마일 킹’에서 선보이고 있는 코너 가운데 최근 터부시되고 있는 외모 비하 개그, 다소 올드한 스타일의 슬랩스틱 개그 등이 포함돼 있는 데 대한 출연진들의 생각을 묻는 질문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승대는 “개그는 백반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분은 싫어하시는 반찬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다”며 “대중은 무엇을 좋아하실지 모른다. 슬랩스틱, 누군가를 공격하는 코미디, 정치 코미디도 있어야 하는 것이 사실인데 국내 현실 상 그렇지 못하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겠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개그에 대한 소신을 바탕으로 ‘국내 코미디의 부활’을 꿈꾸는 ‘스마일 킹’의 목표는 누구보다 크다.
현재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 중인 ‘스마일 킹’의 편성 시간에 대해 “개콘과 비슷한 편성 시간대는 제가 우겼다. 불가능한 꿈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개콘’을 노리고 들어온 게 아니라 SBS ‘미우새’를 이기고 싶은 거다”라고 말한 박승대는 “사람들은 ‘개콘’을 이기고 싶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1등 옆에서 있고 싶은 거다. ‘미운 우리 새끼’가 우리 때문에 긴장했으면 좋겠다”는 남다른 포부로 눈길을 끌었다.
끝으로 박승대는 “우리 상대는 ‘미운 우리 새끼’다. 많은 분들이 왜 이렇게 어려운 시간대로 편성을 받았냐고 하시지만 가장 어렵고 힘든 시간이 우리에게 가장 큰 행운이 아닌가 싶다”며 ‘스마일 킹’의 성장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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