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중 한글이 가장 아름다워, 졸업하면 한-우즈벡 가교 역할 할 것”
“한국어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거예요.”
안동대는 최근 대학 첫 외국인 홍보대사로 우즈베키스탄인 유학생 압두살로모바 주흐라(20ㆍ경제무역학부 1)씨를 임명했다. 안동대는 매년 학생 12명을 홍보대사로 임명하는데 외국인은 처음이다.
주흐라 씨는 15일부터 이틀간 포항에서 열리는 대학진학박람회에서 안동대 홍보대사로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주흐라씨가 처음 한국을 알게 된 것은 2004년, 아버지의 권유로 한국어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다. “2년간 유치원에서 처음으로 ‘안녕하세요’ 같은 한국어와 ‘아리랑’ 등 민요를 배웠다”는 그는 2015년부터는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서 K-Pop댄스, 대중가요 등 한국문화도 익혔다.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 일상의 즐거움으로 변했다.
그는 “겨울연가부터 도깨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드라마는 대사까지 외울 정도로 많이 봤다”며 “발음과 억양은 물론 한국의 생활 모습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무엇보다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한글이다. 주흐라 씨는 “수많은 나라의 문자 가운데 한글이 가장 아름답다”며 “읽는 방법과 초성 중성 등 구조, 자음과 모음의 조각에 따라 달라지는 모양과 뜻 등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마침내 주흐라 씨에게 기회가 왔다. 지난해 8월 안동대와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문화체험연수에 신청,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일주일 가량 서울 대구 안동 등 도시 10여곳을 누빈 일정 가운데 단연 기억에 남는 곳이 안동이다. 그는 “만휴정에서 드라마 속 배우처럼 연기를 했다”며 “특히 안동대 안에 있는 역동서원을 보고 가장 전통적이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귀국과 동시에 안동대 입학을 결심한 그는 3개월간 하루 4시간씩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공부한 끝에 3급을 획득하는 등 준비를 마쳤다. 전공도 활동범위 등을 고려해 무역으로 정했다. 지난해 11월부터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의 면접을 시작으로 안동대와 유선면접 끝에 지난 1월 합격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타슈켄트 한국교육원 주최로 100여 명이 참가한 한국어 글짓기 대회에서 3등에 입상한 그는 영화 신문 등도 번역 없이 이해하는 수준이다. 주흐라 씨는 러시아계 초ㆍ중학교를 졸업한 덕에 러시아어도 능숙하다. 러시아어 영어 등 4개 국어가 일상생활에 문제없을 정도라는 그는 “한국어로 안동대 등을 알리는 영상을 만들고 나머지 3개 국어로 자막을 붙여 전 세계의 친구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태 안동대 총장은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을 홍보하는 것은 색다른 시도가 될 것”이라며 “다재다능한 학생이라 해외 대학과 연구기관 등과의 교류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주흐라씨는 “안동대를 넘어 안동, 한국의 문화 등을 우즈벡에 널리 알릴 것”이라며 “졸업 후에는 양국의 문화교류와 경제발전을 위한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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