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임금삭감 없이 LG화학 임금 체계로… 11일부터 본격 협상
경북 ‘구미형 일자리’ 사업 파트너로 낙점된 LG화학의 배터리 공장이 구미국가산업 5단지(5공단)에 들어서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10일 구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화학 측과 기존 공장이 있는 구미 2, 3공단이 아닌 5공단 지역에 배터리 양극재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LG화학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들도 함께 5공단으로 유치해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배터리 산업이 확장된다면 부지가 넉넉한 5공단 지역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장 시장은 “LG화학은 기존 폴란드에 투자하기로 사업을 구미 지역으로 돌려 배터리 부문에 5,000억원 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구미형 일자리에는 광주형 일자리처럼 대대적인 근로자 임금 삭감은 없다”고 밝혔다. 광주형 일자리에서는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으로 노동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셌지만 이 같은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시장은 “구미형 일자리에서 임금과 관련해 구미시가 관여하는 부분은 없다”며 “LG화학 타 공장들과 동일한 임금체계를 따르기 때문에 전반적인 임금 삭감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 시장은 “LG화학 측에 고용과 투자를 최대한 많이 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기본적으로는 1,000명 이상 직접 고용을 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를 통해 직간접 고용은 2,000명 가량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는 LG화학 측에 주거, 의료, 문화, 복지 시설 등 정주여건과 기반시설 확충을 약속하고, LG화학 협상단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다.
구미시 노사민정 협약에 빠져 있는 민주노총 측도 추진 경과를 지켜보겠다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일배 민주노총 구미지부 사무국장은 “광주형 일자리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이 반복되지는 않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협상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광주형 일자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와 구미시는 지난 7일 ‘구미형 일자리 투자유치 제안서’를 LG화학 측에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LG화학은 구미형 일자리에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LG화학 협상단은 11일부터 구미시청을 방문해 2~3주 동안 구미형 일자리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에 돌입한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구미형 일자리의 빠른 추진을 위해 이달 중 LG화학 측과 협상을 마무리 한 뒤 신속하게 공장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공장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1년 반 정도면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LG화학 측은 구미형 일자리에 바이오 산업을 검토했지만 구미시가 “시민들이 바이오 산업을 낯설어한다”며 배터리 관련 사업으로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좌우하는 배터리 양극재 생산공장을 짓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현재 공장 부지나 정주여건 등 전문적인 부분이 협상 과정에서 많이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SK하이닉스 유치 실패 등으로 쓰라림을 경험했지만 구미형 일자리를 계기로 반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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