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일제히 한국당 비판… 국회 정상화 위기에 공동대응
이낙연 “국회 여는 것도 정치로 인식되는 나라는 한국 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여권 핵심 3인이 일제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총리와 청와대까지 나서 한 목소리로 한국당을 비판한 건 이례적이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한국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과 계류 법안 모두 민생과 경제 활력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저도 답답하고 국민에게도 죄송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참여하는 초월회가 예정돼 있는데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오늘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며 “대통령 회동도 무산시키고 초월회도 안 하면서 무슨 명목으로 민생을 말하고 거리투쟁에 나서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국회 정상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황 대표는 지난 주말에도 ‘지금은 국회에 들어갈 수 없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철회를 재논의해야 한다’고 경직되고 꽉 막힌 입장을 내놨는데 실망스럽다”며 “정부 들러리가 되라는 게 아니라 민생을 챙기자는 정당 본연의 기능을 되찾자는 제안이다. ‘황교안 가이드라인’ 철회를 거듭 요청한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총리도 “정부가 재난 복구 지원과 민생 안정,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을 제출한 지 한 달 반이 넘었다. 민생과 개혁을 위한 여러 법안이 국회 심의를 기다린 지도 수개월 째”라며 “그러나 국회는 몇 달 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국회를 열 것이냐 말 것이냐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의제처럼 돼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한국 말고 또 있는지 저는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또 “국회법이 정한 국회마저 거부하는 게 정치에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나라 또한 한국 말고 또 있는지 저는 모른다”며 “고통을 겪는 국민과 기업이 추경을 기다리는데 그 추경을 외면하는 게 무엇을 위한 정치인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재해 분리 추경’을 주장하는 한국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청와대도 가세했다. 김 정책실장은 “이번 추경은 정부 노력에 큰 보탬이 되고 경기 부양 및 민생 긴급지원 예산이 담겨 있다”며 “세계 경제 둔화에 대처하는데 여야와 노사, 정부, 기업이 따로 있을 수 없다. 한 시가 급하니 국회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민주당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까지 참석하는 확대고위당정협의회는 당정청 회의체가 가동된 이후 이날 처음으로 열렸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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