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9일 북유럽 3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국회가 정상화 되지 않아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 파행 사태의 책임을 문 대통령과 여당에 돌렸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45분쯤 문 의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문 의장과의 통화에서 “정부에서 긴급하게 생각하는 추경안이 국회에서 심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출국하려니 마음이 좋지 않다”며 “순방 전에 여야 지도부를 만나려 했으나 그것도 안 됐으니 의장님께 부탁드린다”며 한시라도 빨리 국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이 전했다. 문 의장은 “순방 잘 마치고 돌아오시기 바란다”며 “저도 더 애써보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 전 환송을 나온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도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이 “추경이 안 돼 답답하고 국민도 좋지 않게 볼 것 같다”고 말하자 이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 출국 전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해 송구하다”며 “대통령 귀국 전에 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 역시 “내일 (국회의장 주재 각 당 대표의 정기 회동인)초월회가 모이는 날인데 반응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국회가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는 건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있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2019 청년부부 당원을 위한 육아파티’에 참석한 자리에서 “정부는 재해에 대한 추경을 한다면서 다른 경제적인 어려움을 쉽게 넘어가기 위해 정상적 예산이 아닌 나머지 잘못된, 해서는 안 될 추경까지 덧붙여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해 추경이란 것을 빌미로 해 정상 예산이나 예비비로 할 수 있는 것을 추경으로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은 재해 추경과 그 외의 추경을 분리해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10일 예정된 초월회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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