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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삼성ㆍSK 불러 미국 압박에 협조 말라… ‘응징’ 협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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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삼성ㆍSK 불러 미국 압박에 협조 말라… ‘응징’ 협박까지”

입력
2019.06.09 16:06
수정
2019.06.0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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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속에서 한국이 어느 편에 설 것인가에 대한 선택지에 몰릴 것이란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중국이 한국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테크놀로지 업체들을 불러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압박에 협조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우방국들에 대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 제한 조치에 동참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데 이어 중국도 주변국 단속에 적극 나선 셈이다.

NYT는 중국 정부가 지난 4~5일 주요 테크 기업들을 불러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과 거래 금지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은 중국 내 해외 기업들의 이탈 가능성과 관련, 표준적인 다변화 차원을 넘어서는 중국 내 생산의 어떤 해외 이전 움직임도 ‘응징(punishment)’을 받을 것이라고 기업들에 명확히 경고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이 부른 기업에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도 포함됐다.

이번 면담은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 면담에 상무부와 산업정보기술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고 전하며 중국 최고 지도부의 승인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면담에서 화웨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면담에 참석한 기업들이 모두 화웨이와 거래하는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화웨이 거래 제한 조치에 동참시키지 않기 위한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NYT 보도 관련 질의에 대해 공통적으로 “정확히 확인을 하기 어렵다”며 “이와 관련해 발표할 회사 공식 입장은 없다”고 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전략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해당 조치가 사실이라고 인정할 경우 중국 정부나 기업들과의 관계가 더 틀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이를 부인할 경우 사실과 다른 점을 기업 입장으로 공식 발표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보도에서 언급된 다른 기업들 역시 국가간 무역 갈등의 불똥을 맞을까 우려하면서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관련 문의에 언급을 거부했다고 NYT는 전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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