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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②] 정재형 “대중성 고민? 제겐 아이돌 음악이 더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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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②] 정재형 “대중성 고민? 제겐 아이돌 음악이 더 어렵죠”

입력
2019.06.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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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형이 9년 만의 신보 ‘아베크 피아노’를 발표한다. 안테나 제공
정재형이 9년 만의 신보 ‘아베크 피아노’를 발표한다. 안테나 제공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이 대중음악가의 책임감으로 더 큰 울림을 선사한다.

정재형은 10일 연주곡 앨범 '아베크 피아노(Avec Piano)'로 지난 9년 간 음악 활동의 결과물을 공개한다. 앞서 '서울 재즈 페스티벌'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통해 선공개한 이번 앨범의 수록곡 일부는 열정적이고 화려하면서도 잔잔하고 섬세한 정재형의 양면적인 음악 내면과 아낌없는 에너지를 제대로 보여줬고, 기다린 보람까지 선사했다.

'서울 재즈 페스티벌'을 위해서만 한달 반을 연습했을 정도로 정재형은 "익숙해지지 않는 음악"의 책임감과 긴장감을 느꼈다. 예능 등에서는 자유로운 이미지가 더 뚜렷하지만, 정재형은 사실 음악을 집착하면서 만드는 아티스트다. 프랑스 파리 유학 시절도 자유로움보다 처절함으로 기억될 만큼, 정재형은 음악에 있어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저는 대중음악가니까 깊이가 있으면서도 노래와 멜로디가 잘 들려야 한다는 대중성을 한번도 놓쳐본 적 없어요. 그게 책임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뮤지션으로서 나이가 드는 건 가혹한 일이에요. 감각에 대한 문제보다 책임감이 커지기 때문이죠. 남이 아닌 나에 대한 책임감, 내 음악의 방향을 정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잔인한 책임감 말이에요."

누군가에겐 연주곡 앨범이라는 형식도 생소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정재형은 "어려움을 지나 느낄 수 있는 소통"에 대해 강조했다. 무대 또한 그 책임감에 해당한다.

정재형이 9년 만의 신보 ‘아베크 피아노’를 발표한다. 안테나 제공
정재형이 9년 만의 신보 ‘아베크 피아노’를 발표한다. 안테나 제공

"제가 가요만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중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있는 것 같아요. 가요 안에서 제가 못하고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에 파리 유학을 결정했고,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면서 가요 안에서는 못 했을 경험도 했어요. 사실 저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그래서 낯선 무대에도 완벽한 공연을 하고 싶은 바람으로 늘 연습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책임감이 있기까지, 그 책임감으로 이번 앨범 '아베크 피아노'를 완성하기까지, 정재형에게 인상적인 자극으로 다가온 음악이나 과정들은 어떤 순간들일까.

"30대를 치열하게 보낸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음악이 없었을 거예요. 음악을 할 때의 예민함이 저를 깨우는 섬세함이라는 생각도 해요. 저는 요즘 아이돌 음악이 되게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거든요. 그런 다양한 구성과 멜로디를 대중이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이렇게 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이번 연주곡 앨범도 준비할 수 있었어요."

특히 '아베크 피아노'의 각 트랙은 악기의 특성을 담고 있다. 정재형의 피아노와 함께 '미스트랄(Mistral)'에는 첼로, '라 메르(La Mer)'에 바이올린, '섬머 스윔(Summer Swim)'에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안단테(Andante)'에 비올라, '마음속 깊은 곳에'에 오케스트라', '르 몽(Le Mont)'에 바이올린, 첼로, '그곳 아침에서'에는 클라리넷이 주인공이다.

"악기의 특성을 한 곡에 넣는다는 건 작곡가의 잘난 척이자 자기 욕심이기도 해요. 그런데도 이번 앨범은 전체적인 악기의 발란스와 조화를 위해 전곡을 악기를 위한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피아노는 제게 애증과 애정 사이의 악기예요. 끊임없이 일정량의 연습을 해야 한다는 저와의 싸움을 이겨내다보면, 중요한 시간들을 선물해주곤 하거든요."

그렇게 고통스럽지만 행복한 작업을 마친 정재형의 다음 계획은 장기 공연이다. 정재형은 "일상이 달리 보일, 조심스럽지만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꿈 꿨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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