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은 9일(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세네갈과 8강전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원래 페널티킥을 조영욱 형이 담당했는데, 제가 오늘 형에게 차고 싶다고 얘기했다. 기회가 왔을 때 형이 양보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이강인은 0-1로 뒤진 후반 14분 이지솔(대전)이 얻어낸 페널티킥 때 키커로 나서 왼발로 동점 골을 뽑아내 극적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대회 그의 첫 득점이었다.
이강인은 "오늘 자신이 있었다. 제가 차서 골을 넣으면 팀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랬다"면서 "페널티킥은 50%는 운이지만 골을 넣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골 외에 그는 1-2로 끌려가던 후반 53분 코너킥으로 이지솔의 헤딩 동점 골을 어시스트했고, 연장 전반에는 조영욱(서울)의 세 번째 득점도 도와 1골 2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이번 대회 한국의 간판 스타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이강인은 대회 초반 팀이 고전할 때부터 팀 공격을 주도했고,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며 36년 만의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여느 형님 못지않은 의젓하고 듬직한 모습에 '막내형'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폴란드에 오기 전부터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결승'이나 '우승'이 목표라며 동기부여를 강하게 만들고, 대회가 진행될수록 자신이 주목받을 때도 줄곧 형들을 챙겼다. 한일전을 앞두고는 "애국가를 크게 불러달라"고 공개 부탁을 하는 등 팀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는 "처음부터 형들과 코치진을 믿었다. 형들의 능력을 알았기 때문에 간절하게 하면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다 같이 한번 해보자고 했다"면서 "열심히 뛰어준 형들, 오늘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신 한국 팬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연장전 때 교체돼 나간 이후에도 이강인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형들에게 끊임없이 얘기하며 힘을 실었다.
이강인은 "좋은 형들이고, 잘할 수 있으니 '자신 있게 하면 잘할 수 있다. 하던 대로 하면 이길 수 있다고 해줬다"면서 "왜 형들이 형들인지 오늘 보여준 것 같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또 "오늘 형들도 애국가를 진짜 크게 불러 줘 고맙더라"면서 "A매치 때도 저 때문은 아니겠지만, 많은 분이 크게 부르시는 걸 보며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승부차기는 저도 못 넣을 수도 있고, 누구나 못 넣을 수 있다. 이긴 것이 중요하지 누가 넣고 못 넣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자칫 실축으로 상심했을 형들을 또 챙겼다.
이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사상 첫 결승이라는 새 역사다. 이강인은 "목표가 쫙쫙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형들과의 해피 엔딩을 꿈꿨다.
이강인은 "다음 경기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후회 없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서 결승전까지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제가 나중에 커서도, 다른 팀에 있어도 이 팀은 못 잊을 것"이라며 "이 팀으로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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