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최근 우리 경제 동향과 관련해 “세계 경제의 둔화와 함께 우리경제의 성장세도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통상마찰이 결부돼 (하방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도 있다”고 진단했다.
윤 수석은 지난 7일 경제 상황 및 정책 대응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최근 통상마찰이 확대돼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활동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되고 있고, 반도체 가격도 당초 기대보다 크게 하락했다”며 “세계 경제가 이렇게 흐름에 따라서 국내 경제가 출렁이는 게 당연한 현상이기는 하지만 성장의 하방위험이 커진 상황이라서 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하방 추세의 원인에 대해선 “대외여건의 영향이 60∼70%로 가장 컸고, 한편으로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재정 집행이 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윤 수석은 또 하방국면의 장기화 여부에 대해선 “경기적인 부분과 구조적인 부분이 결부돼 통상보다 경기 하강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면서도 “다행히 지난 4월 달 산업활동 통계를 보면 경기지수가 하락하는 것들이 일단 멈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이런 하강 국면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국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또 4월 경상수지가 7년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과 관련해 윤 수석은 “수출이 부진했고 또 배당금 지급 등 일시적 요인이 있었다”며 “5월에 당장 흑자로 돌아설 것이고, 연간으로 600억불 내외 정도의 흑자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대해선 크게 우려하실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택 시장의 경우는 안정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판단이다. 윤 수석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작년 9ㆍ13 대책을 하고 난 이후 3, 4%정도 정점에서 하락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관망세 속에 하향 안정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고, 보유세를 강화했고, 얼마 전 주택공급대책도 발표한 바가 있어 시장 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그렇지만 모니터링 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에 또 추가 대응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용과 관련해선 올해 들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핵심 계층인 30, 40대 취업자 수가 줄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윤 수석은 “고용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고용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거시적ㆍ미시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는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낮아지는 등 노동시장 내에서 양극화 현상은 나름대로 시정되는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정부 차원의 계획도 설명했다. 윤 수석은 “상반기 중 재정 조기집행을 61%정도 목표로 세워 하고 있고, 기업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투자 에러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의 투자를 확대해 총 10조원 규모의 투자 확대보강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추경이 조기 추진돼야 성장이 높아지고, 경기가 나아지고, 또 일자리가 1~2만 개 정도 창출될 수 있는데 그런 기회를 저희가 놓치는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있는 만큼 국회에서 빠른 시일 내 추경을 심의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외에도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의 조기 추진 △미래차ㆍ 섬유패션ㆍ차세대디스플레이 등 업종별 혁신 방한 발표 △물류ㆍ콘텐츠 등 서비스산업의 혁신 방안 발표 △저소득층 금융지원ㆍ금융소비자 보호ㆍ노후 대비 자산 형성 지원을 포괄하는 포용금융비전 발표 등 조만간 있을 정부 정책을 밝히기도 했다.
윤 수석은 화폐개혁 추진 가능성에 대해선 “우선 제가 검토한 바가 없고 경제부총리도 (그렇게) 말했다”며 “한국은행 총재도 여러 번 지적했지만 경제가 엄중한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정부가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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