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역대 최다출전자(9경기) 조영욱(20ㆍ서울)의 기록이 최대 11경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강에 진출했다. 연장전까지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 끝에 한국이 3-2로 승리해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지난 조별리그 3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견인했던 조영욱의 활약은 이날도 빛났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조영욱은 후반 7분 전세진(20ㆍ수원)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고, 2-2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전반 6분 이강인(18ㆍ발렌시아)의 패스를 받아 세네갈의 골망을 흔들었다. 절묘한 공간 침투로 문전에서 기회를 잡은 그는 수비수 두 명이 따라붙는 상황에서도 침착한 마무리를 보였다.
조영욱은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결정지었던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3차전(2-1 승)에서도 결승 골을 터뜨린 바 있다. 비록 세네갈전 승부차기에서는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그의 연장전 골 덕분에 대표팀은 경기를 마지막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U-20 월드컵을 두 번째 치르고 있는 조영욱의 이번 대회 발자취는 한국 축구사에 남을 기록으로 이어진다. 재작년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U-20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그는 16강까지 대표팀이 치른 4경기에서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고, 이번 대회에서도 8강까지 5경기를 출전해 최다 출전 기록(9경기)을 세웠다. 종전 한국 선수의 이 대회 최다출전 기록은 고(故) 조진호 감독(1991년 포르투갈 대회 4경기ㆍ1993년 호주 대회 3경기)과 김진규 오산고 코치(2003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4경기ㆍ2005년 네덜란드 대회 3경기)가 함께 갖고 있었던 7경기였다.
한국이 4강에 진출함에 따라 이 기록은 최대 11경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4강전과 이후 결승전 혹은 3-4위전까지 대표팀에게는 두 경기가 더 남아있다. 조영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영웅이었다가 역적이 될뻔했던 경기였다”며 “승부차기 실축 후 동료들을 믿자고 생각했는데, 잘 막고 잘 넣어줘서 정말 고맙다”고 밝혔다. 조영욱은 “1983년 이후 36년 만에 4강 신화를 재현하게 돼 기쁘다”며 “이제 후배들에게는’어게인 1983’이 아니라 ‘어게인 2019’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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