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로 불렸던 뇌전증은 인구 100명당 1명꼴로 발병해 고령층 뇌질환 가운데 치매와 뇌졸중 다음으로 흔하다. 뇌(특히 측두엽)의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해져 비정상적으로 흥분되면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의식을 잃거나, 발작이 일어나고, 행동 변화가 생기는 등 뇌의 정상적인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된다.
국내 환자가 30만명 정도로 추정되지만 치료받는 환자는 19만명이 그친다. 한 번의 발작이 대략 2분, 잘 조절되지 않는 20~30%에 해당해도 1년에 20분을 넘기지 않는 발작 때문에 결혼과 취업에서의 차별, 주변의 차가운 시선 등에 대한 부담으로 병을 숨기고 있어서다.
다행히 뇌전증은 약물로 치료할 있고,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2016년부터 50, 100, 150, 200㎎ 등 다양한 용량의 경구용 뇌전증 치료제인 빔스크정을 내놓으며 환자들의 치료 상태에 맞는 ‘맞춤형 치료제’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수술 후 갑작스러운 발작 등 응급 상황에서 치료제의 경구 투여가 쉽지 않다. SK케미칼은 이 점에 착안해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뇌전증 치료를 위한 3세대 라코사미드 성분 주사제 ‘빔스크주’를 내놨다. 해당 성분이 국내에서 주사제로 발매된 것은 처음이다. 빔스크주는 6월 말 상급 종합병원에 공급될 전망이다.
빔스크주는 16세 이상 뇌전증 환자에서 2차성 전신 발작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부분 발작 치료의 부가요법이 주요 적응증이다. 빔스크주는 뇌 신경세포의 나트륨 통로를 불활성화(Slow inactivation)한다. 이처럼 기존 치료제와 다른 메커니즘으로 추가적인 약물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약물과의 상호 작용이 적어 기존 치료제와 병용 처방하기 쉽다. 2개 이상의 치료제 병용요법이 사용되는 뇌전증 특성상 상당히 이점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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