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아파도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아진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다운 말이었다. 손흥민(27ㆍ토트넘)은 호주 선수들의 거친 태클에 여러 번 그라운드에 쓰러졌지만 ‘에이스’로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대표팀은 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31분 터진 황의조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벤투호는 3월 A매치 2연전에 이어 3연승을 달렸다.
상대팀의 견제에도 부진했던 대표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전후반 90분 동안 활약한 주장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빠른 돌파와 공간 침투로 호주 수비를 공략하는 데 앞장섰다. 손흥민은 대표팀이 3연승을 올린 것에 대해 “이렇게 계속 이기는 습관 들이는 건 나쁘지 않다”면서도 “경기력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대비해 스리백 전술 실험을 했다. 손흥민은 “처음 적용하는 시스템이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황)의조가 교체로 들어와서 골을 넣어준 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다른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손흥민은 지난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활약한지 일주일 만에 다시 풀타임을 뛰었다. 끝 없는 일정에 체력에 무리가 올 만도 하지만 전혀 걱정이 없다는 눈치였다. 손흥민은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다른 선수들도 최선 다해줘서 큰 문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하프타임 때 동료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는 “선수들한테 볼 점유하는 과정에서 너무 급하다는 이야기를 했고, 전환 여부를 잘 판단하자고 했다”며 “공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서 그걸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15년 만에 방문한 부산에서 열렬한 응원으로 반겨준 팬들에겐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손흥민은 “너무 많은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15년 만의 A매치였는데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언제 기회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찾아오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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