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의 얼굴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지난 5일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진 뒤 이틀만이다.
고씨는 앞서 지난 6일 오후 6시35분쯤 신상공개 결정 후 처음으로 제주동부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유치장으로 이동하던 중 취재진에게 모습을 드러냈지만 머리를 풀고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이동해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다. 전날 오후 4시쯤 경찰은 조사가 마무리된 후 고씨에게 신상공개 결정에 대해 설명하자, 고씨는 자신의 아들과 가족들 때문에 “얼굴이 노출되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말하는 등 얼굴 노출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2시간여 동안 조사실 밖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고씨는 7일 오후 4시쯤 제주동부경찰서 조사를 받기 위해 유치장에서 나오던 중 취재진의 카메라에 노출되면서 결국 얼굴이 공개됐다. 당시 고씨는 포승줄과 수갑에 묶인 채 담담한 표정으로 이동했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고씨를 지난 1일 긴급체포한 후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범행수법과 범행동기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고, 피해자의 시신도 확보 못하는 등 수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고씨의 범행동기를 찾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소득은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고씨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진술 내용의 앞뒤가 맞지 않아 감춰진 동기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고씨가 지난달 28일 제주를 떠나면서 이용했던 완도행 여객선과 완도항 인근, 경기도 김포시 등 3곳에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7일 현재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경찰은 고씨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현장검증을 하지 않고 오는 12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압수한 증거물품과 수사내역 만으로도 혐의 입증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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