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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봉 후폭풍’에…청와대 “이념ㆍ정파 넘어 통합의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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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봉 후폭풍’에…청와대 “이념ㆍ정파 넘어 통합의 취지”

입력
2019.06.07 20:00
수정
2019.06.07 20:4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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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추념사서 5ㆍ16 가담 채명신 장군도 언급”

청와대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두고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어 통합을 강조한 취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이 불필요한 정치공세의 빌미를 준 측면이 있다는 지적에 관해서도 “역사적 사실을 언급한 것일 뿐, 정치적 고려를 하거나 타협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원칙적 입장을 고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께 힘이 되는 일 잘하는 공무원'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께 힘이 되는 일 잘하는 공무원'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가 오히려 이념 갈등을 촉발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핵심적 메시지는 애국 앞에서 보수ㆍ진보가 없고,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통합으로 가자는 취지”라며 “그런 취지에 대한 역사적인 사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임시정부도 이념ㆍ정파를 뛰어넘어 구성됐고, 백범일지를 보더라도 김구 선생께서 임정에서 모두 함께하는 대동단결을 주창했고 거기에 김원봉 선생이 호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전날 추념사에서 5ㆍ16군사쿠데타에 주도적으로 가담한, 보수를 대표하는 채명신 장군을 “참다운 군인정신을 남겼다”고 평가하는 등 통합과 포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연설문에는 보수ㆍ우익을 위로하고 끌어안겠다는 생각을 많이 담으려 했다”며 “진보 진영에서 사실상 금기시하는 채 장군을 처음으로 언급하는 등 통합의 메시지를 담기 위해 공을 들였는데, 오히려 전혀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문 대통령의 발언을 김원봉에 대한 서훈 추진 움직임과 연결 짓는 데 대해서도 “논리적 비약”이라며 “대통령이 언급했다고, 또는 여론에 따라 정할 사안이 아니다. 서훈 문제는 별개”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

여권 내부에선 김원봉 논란이 보수 야당의 과도한 정치공세 때문이라고 보면서도 김원봉의 해방 후 행적에 대한 평가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김원봉 발언을 비롯해 최근 문 대통령이 보수 야권을 향한 강경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자칫 비타협적 태도로 비춰질 경우 정국 운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서 3ㆍ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 어원을 제시하면서 청산해야 할 친일잔재로 규정했고,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한국당을 작심 비판한 바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야당이 과도한 정치공세를 펴는 측면도 있지만, 이 또한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위해 풀어내야 할 숙제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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