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브랜드에는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일본 가전제품 시장에서 LG전자의 의류관리 기기 ‘스타일러’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옷을 이리저리 흔들며 미세한 증기를 분사해 옷에 묻은 미세먼지까지 꼼꼼히 털어내는 의류관리기의 기능이 꽃가루 알레르기나 장마철 높은 습도를 걱정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의류 관리 욕구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LG전자는 2017년 일본에 첫 출시된 스타일러의 올해 1~5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도 출시 첫 해인 2017년보다 약 2배 성장했다. 현재 LG전자는 도쿄 빅카메라, 오사카 요도바시카메라 등 전국 약 900개 매장에서 스타일러를 판매하고 있다.
호텔 등 고객사의 주문이 많을 정도로 기업간거래(B2B) 사업에서도 반응이 좋다. LG전자는 최근 도쿄를 비롯한 17개 도시에 체인점을 운영 중인 헨나 호텔의 700여개 객실에 스타일러 공급을 마쳤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부러 스타일러가 있는 방을 찾아 예약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매일 세탁하기 힘든 교복, 정장 등을 큰 힘 들이지 않고 깔끔하게 입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에서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스타일러의 꽃가루 제거 기능이 일본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간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일본에서는 매년 계절성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도쿄, 치바 등 수도권에선 2,100만명이 꽃가루 알레르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과 장마철에 습도가 굉장히 높아 의류가 쉽게 눅눅해지는 환경적 요인도 스타일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스타일러는 의류를 보송보송하게 관리하는 기능도 있지만, 문을 열어둔 채 제습기능을 활성화하면 실내 습기를 최대 10ℓ까지 없앨 수 있어 옷방 등에 스타일러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스타일러는 1분에 최대 200회 옷을 흔들며 털어줘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물 입자의 1,600분의 1 크기의 미세한 스팀을 쏴 유해세균을 살균하는 가전제품이다. 2011년 국내에 처음 출시됐고 일본, 미국, 중국, 독일 등 10여개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류재철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부사장)은 “일본 시장에서 스타일러의 차별화된 기능과 가치를 더 많은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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