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지역연합을 내년 총선에 이용” 주장 나와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주장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두고 한기총 안팎에서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전 목사가 지역연합을 결성해 내년 총선에 개입하려고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기총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김인기 목사는 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전 목사의 발언을 지적했다. 김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나선 공개 설교 시간에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다르면) ‘빨갱이다’ ‘간첩이다’ 이런 표현들을 한 것은 지나치다”며 “더한 막말도 서슴없이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저도 보수적인 사람이지만 전 목사의 정치적 행보는 지나쳤다”며 “정치를 하려면 정치인으로 나가든지 (해야지) 왜 한기총 대표회장 직함으로 교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느냐”고 지적했다. 전 목사가 지난 1월 대표회장에 취임한 뒤 한기총을 극단적인 정치집단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출범한 조직이 한기총 비대위다.
기독교계 원로이면서 한기총 해체운동에 참여했던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전 목사의) 그런 발언은 수준 이하의 발언이고, 낮은 수준의 정치적인 발언이기 때문에 많은 기독교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한국 기독교의 명예를 아주 크게 훼손시켰다”고 비난했다.
손 교수는 “기독교가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권, 정의, 기본적 복지, 평화 같이 아주 보편적이고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것”이라며 “파당 정치에 관계된 모든 발언은 기독교 역사에서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 목사에 대해 “목사직도 그만두고 조용히 물러나 회개하라”며 “정치인으로도 성공할 거 같지 않다. 그런 식의 발언 갖고는 우리 정치계를 더 저급하게 만든다”고 언급했다.
전 목사는 지난 5일 “한기총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루어놓은 세계사적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과, 내년 4월 15일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와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헌법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전 목사는 지난 3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제 개인적 욕심으로는 (황 대표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이어가는 세 번째 지도자가 되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 집회에서 문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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