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각료가 “하이힐은 사회 통념상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확산되는 ‘하이힐 착용 강요 반대’ 캠페인과 맞물려 사회적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6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네모토 다쿠미 후생노동상은 5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서 ‘여성들에게 하이힐이나 펌프스 착용을 강제하는 기업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사회 통념에 비춰보았을 때 업무상 필요하거나, 이에 상당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에 부상을 입은 노동자에게 하이힐 착용을 강제하는 경우는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이긴 했으나 비판이 이어졌다.
교도통신은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네모토 후생노동상이 사실상 하이힐 착용 강요를 용인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당신이 직접 하이힐을 신고 일해보라” 등 비판 여론이 일었다.
앞서 3일 일본에서는 ‘기업의 하이힐 착용 강요를 금지해달라’는 온라인 청원이 공식화했다. 배우 겸 작가 이시카와 유미가 지난 1월부터 주도한 이 청원에는 약 1만8,800명이 서명했다. 청원에는 “기업이 불편한 신발을 여성에게만 강요하는 것은 성차별에 해당하니 이를 금지하는 법 규정을 만들어달라”는 주장이 담겼다. 이시카와는 이 요청서를 3일 후생노동성에 제출했다.
청원 이후 SNS 상에서 '구투'(#kuToo) 해시태그 운동으로도 확산됐다. ‘구투’는 일본어로 각각 구두와 고통을 뜻하는 ‘구쓰'(靴), ‘구쓰'(苦痛)의 앞글자에 ‘미투’(#MeToo)를 결합한 신조어다. 이시카와는 3일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단지 첫걸음”이라며 “많은 여성들이 곤란해하고 있지만, ‘매너’라고 생각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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