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B급 서스펜스 영화의 단골 소재로 등장해 왔던 ‘사스콰치(Sasquatch)’, 이른바 빅풋(Bigfoot)의 정체가 드러났다. 43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 미 연방수사국(FBI) 파일을 통해서다. 온몸이 털에 뒤덮인 설인(雪人ㆍyeti)과 같은 괴생명체의 존재 증거로 그동안 제시돼 온 물질의 실체는 다름아닌 ‘사슴 털’이었다.
6일(현지시간) NBC방송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FBI는 1970년대에 작성돼 자체 기록보관소에 보관돼 있던 ‘사스콰치 파일’을 공개했다. 총 22쪽으로 구성된 이 파일은 정보공개법 요구에 따라 40여년 만에 일반 대중에 공개됐다. 사스콰치는 미 북서부 삼림지대에서 여러 차례 목격됐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빅풋’이라는 별명은 숲속에 거대한 발자국을 남긴 데에서 유래된 것이며, 히말라야에서도 비슷한 설인을 봤다는 목격담이 꾸준히 있어 왔다.
FBI는 1970년대 히말라야에서부터 사스콰치의 증거를 수집해 온 탐사가 피터 번으로부터 여러 종류의 기묘한 털, 피부조직 샘플 등을 넘겨 받아 워싱턴 연구실에서 분석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1976년 작성된 보고서에서 FBI 과학기술 연구부서 소속 제이 코크란 주니어 박사는 “빅풋으로 불리는 괴생명체의 것으로 추정되는 털은 사슴 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FBI에 사스콰치 샘플 분석을 의뢰했던 피터 번은 올해 93세다. 하지만 여전히 ‘사스콰치는 실재한다’고 믿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번은 CNBC에 “지난 50년간 빅풋의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증거를 모았으며, 이는 대단한 도전이었다”며 “빅풋은 실제로 존재하는 생명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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