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앙숙인 낸시 펠로시(민주) 미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론과 관련, 이를 추진하는 것보다는 그가 퇴임 후 교도소에 수감되기를 더 바란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이날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과 민주당 지도부 의원들은 지난 4일 밤 회동을 가졌다. 이 모임에서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펠로시 의장에게 ‘대통령 탄핵 절차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펠로시 “난 그가 탄핵당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그가 감옥에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의회가 주도하는 탄핵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투표에서 패하고 본인의 혐의로 기소되는 걸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약 2년간 수사했던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지난달 29일 공식 사임과 함께 성명을 발표하면서 의회에 후속 조치 논의를 넘겼다. ‘현직 대통령 기소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니, 의회가 탄핵을 주도해 달라’는 뜻으로 해석이 나와 민주당에선 탄핵론이 재점화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한 상태에서 탄핵 가결 가능성이 작고, 자칫 트럼프 지지층 결집 효과 등 역풍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탄핵론엔 부정적 태도를 드러내 왔다
4일 펠로시 의장의 발언도 그동안 취해 왔던 ‘탄핵 반대론’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에서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과 닐 위원장은 만약 탄핵 심리가 열리면 ‘민주당은 대통령을 탄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반면, 엘리자 커밍스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은 펠로시 의장과 같은 의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 대변인은 회동에 대해 “생산적인 만남”이라면서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두고 이르면 내주부터 뮬러 보고서로 드러난 대통령의 부패와 권력 남용에 대처하기 위한 공격적인 청문회 및 입법 전략을 계속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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