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회관계망(SNS) 통해 무작위로 퍼지는 청소년 문신 시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회관계망(SNS) 통해 무작위로 퍼지는 청소년 문신 시술

입력
2019.06.07 20:14
0 0

아무리 정교해도 몇 해 만에 뭉개져 해독 불가…

화선지에 떨어진 먹물처럼 번져있는 영문 레터링 문신. 아무리 정교하게 새긴 문신이라도 이런 현상을 피해갈 수 없다. 정홍대 피부과 전문의는 "빠르면 5년 늦게는 10년안에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피부과 제공.
화선지에 떨어진 먹물처럼 번져있는 영문 레터링 문신. 아무리 정교하게 새긴 문신이라도 이런 현상을 피해갈 수 없다. 정홍대 피부과 전문의는 "빠르면 5년 늦게는 10년안에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피부과 제공.

대구 수성구에 사는 조다희(19)양은 타투와 문신을 제거하는 피부과를 찾고 있다. 몇 년 전 어깨와 골반에 새긴 영문 레터링 문신이 시간이 지날수록 뭉개졌기 때문이었다. 제거 비용 때문에 망설였지만 다행히 지방경찰청과 연계된 피부과에서 무료로 제거 시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청소년들이 이 같은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다. 무료로 문신을 제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절차를 거친 후 사연이 채택 된 이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정홍대 피부과 전문의는 “최근 문신이나 타투를 대수롭지 않게 분위기 때문에 청소년 문신이 제거 문의가 급증했다”며 “성장기에 문신을 새길 경우 아무리 정교한 문신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변하는데다 비용과 시간이 만만찮아 청소년 시기에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옷차림이 짧아지면서 문신을 제거하기 위해 피부과를 찾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문신의 특징은 과거와는 달리 전체적인 문신보다 다양한 신체 부위에 작은 크기로 새긴다. 상당수가 문신을 후회하고 제거를 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애를 먹는다.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들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새겼다가 지우기가 어려워 난감해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피부과를 찾는 이들도 많지만, 문신을 새기고 난 직 후에 바로 제거를 하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주머니가 가벼운 청소년들의 경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는 문신 시술에 현혹되기 쉽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문신을 검색하면 이미지가 뜨고 그림 아래에 구체적인 금액까지 적나라하게 적혀 있다. 간단한 문신은 5만원부터 20여만원까지도 가능하다는 설명과 함께 몇 시간 만에 예쁜 그림을 몸에 새길 수 있다는 선전 문구가 청소년들을 현혹한다.

하지만 부작용이나 사용 염료의 재료를 알려주는 곳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저렴한 가격에 출장까지 가능하다는 문구도 볼 수 있다. 기본적인 위생관념이 의심스러울 뿐더러 출처불명의 염료로 피부를 망치는 사례도 많다. 또 대부분 합법적이지 않은 데다 문신을 새길 때 사용하는 바늘도 철저하게 소독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감염과 부작용을 동반하기도 한다

한 10대 청소년은 “새길 때는 멋져 보였는데 점점 유행에 뒤처지고 주위에서 좋지 않은 시각으로 봐서 제거를 하려고 한다”며 “제거 비용이 새길 때 든 비용의 몇 배가 들어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신은 단순히 피부 표면을 착색하는 것이 아니다. 피부 표피층과 진피층 아래에 색소성 염료를 넣어서 고착화시키기 때문에 한번 새기면 평생 지속된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하고 선명한 문신이라도 체중이나 호르몬 변화, 피부 탄력이 저하되면서 선이 퍼지거나 전체적인 모양이 변한다. 다양한 컬러의 색상도 시간이 지나면 색상이 퍼지는 등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문신 제거는 힘들다. 진피층에 흡수된 색소를 없애는 것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현대 의학으로 문신을 제거하는 방법은 레이저 시술이 정답이다. 진피층에 흡수된 문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색소성병변에 흡수되는 파장대의 레이저를 사용해야 한다. 과거에는 문신을 할 때 주로 먹이나 연필심 등 단순한 재료가 주류를 이뤘다. 때문에 색소에 반응하는 레이저 등을 사용하여 제거했다.

최근 문신은 다양한 염료와 컬러로 된 염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색소의 종류에 따라 반응하는 피코슈어나 피코웨이 같은 레이저를 사용해 문신 입자를 기존보다 작고 잘게 분해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의료인의 접근도 신중해야 한다. 진피층에 자리잡은 염료의 종류를 모른 채 색소성 레이저를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피부손상이 생길 수 있다. 또 치료횟수를 줄이기 위해 지나치게 높은 출력의 레이저를 사용하면 피부손상을 입고 많은 흉터를 남길 수 있다. 레이저로 인해 염료가 미세하게 쪼개지고 옅어지면서 배출되는 기간을 충분히 두고 치료를 반복해야 한다.

정 피부과 전문의는 “함부로 문신을 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불가피하게 문신을 할 경우 사용 염료의 종류를 숙지하고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정밀하고 큰 문신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한 30대 여성이 문신을 제거하기 위해 의료진과 상담을 하고 있다. 정 전문의는 "문신이나 타투는 특별한 사연을 제외하고는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며 "만약 문신을 하더라도 사용한 염료의 종류를 알고 있는 것이 제거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구 애플피부과 제공
한 30대 여성이 문신을 제거하기 위해 의료진과 상담을 하고 있다. 정 전문의는 "문신이나 타투는 특별한 사연을 제외하고는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며 "만약 문신을 하더라도 사용한 염료의 종류를 알고 있는 것이 제거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구 애플피부과 제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