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뺀 야 3당도 “종교인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 넘어”
전광훈 목사, 작년 태극기집회선 “문 대통령 간첩 의심돼”
더불어민주당은 6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의 ‘문재인 대통령 하야’ 발언과 관련해 “정당한 이유 없이 국민주권을 욕되게 한 내란 선동적 발언”이라고 맹비난하며 전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 목사가 종교 지도자라면 입에 담을 수도 없고 담아서도 안 되는 망언을 쏟아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목사는 전날 한기총 대표회장 명의로 ‘시국 선언문’을 내고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이했다”며 “한기총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이전에도 수 차례 논란이 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는 작년 11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통일혁명당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신영복 선생을 존경하는 사상가로 꼽은 문 대통령도 간첩으로 의심된다”고 언급했다.
이 대변인은 “돌이켜보면 자유한국당의 망언 경쟁이 일부 보수 개신교 교단에까지 파급된 것으로 여겨진다”며 “망언자를 엄중히 징계하지 않고 면죄부를 주고, 오히려 당대표까지 나서 망언대열에 동참한 결과가 이러한 사태까지 오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 목사에 따르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전 목사에게 장관직을 제의하기도 했다는데, 그렇다면 전 목사의 이번 발언은 황 대표에게 바치는 헌사란 말이냐”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기독교를 섬기는 모든 목회자와 신자들에게 망신살을 톡톡히 안긴 전 목사는 즉각 한기총 회장직에서 퇴진하라”며 “그 비뚤어진 세계관과 이념 도착적 현실관을 회개하고 참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도 일제히 논평을 내고 전 목사를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전 목사의 시국선언문은 과도하고 적절치 않다. 자중과 맹성을 촉구한다”고 말했고,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종교인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막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교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전 목사가 제정분리라는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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