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36.5℃] ‘홍카레오’에서 배워야 할 것들

입력
2019.06.06 18:00
38면
0 0

※ 36.5℃는 한국일보 중견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홍준표(가운데)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시민(오른쪽)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변상욱 기자와 함께 지난 4일 업로드된 유튜브 합동방송 ‘홍카레오’에서 대화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홍준표(가운데)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시민(오른쪽)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변상욱 기자와 함께 지난 4일 업로드된 유튜브 합동방송 ‘홍카레오’에서 대화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홍카레오’가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4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활동하는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를 통해 각각 공개된 두 사람의 합동방송 영상 4편의 총 조회수는 400만회를 바라보고 있다.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접속 홍카×레오 전반전·후반전' 편은 6일 오전 기준 조회수 233만 회(전반전: 156만회, 후반전: 77만회)를 기록했고, TV홍카콜라의 '홍카레오 1·2부'도 6일 오전 기준 조회수 156만 회(1부: 107만회, 2부: 49만회)를 넘어 순항하고 있다.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구독자가 84만명, ‘TV홍카콜라’ 구독자가 30만명인걸 감안하면 확실히 외연을 확장하며 흥행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두세 명의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이 함께 방송을 해서 관심을 끌어 모으는 ‘합동방송’은 유튜브에서 흔하게 활용하는 콘텐츠 제작 방식이다. 각자의 채널 구독자들에게 새로운 크리에이터를 소개할 수 있고, 출연자의 개성이 자연스럽게 융화되거나 부딪히며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유튜브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합동방송을 요청하기도 한다. 홍 전 대표와 유 이사장의 합동방송 ‘홍카레오’도 공개 전후 큰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 각 채널의 구독자도 5만~10만명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두 전직 정치인의 합동방송은 일반적인 유튜버의 합동방송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정치 편식이 일반화된 유튜브 플랫폼 안에서 생각이 다른 두 전직 정치인이 함께 만나 토론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서로간 존중하고 이해하면서도 본인의 주장을 하는 성숙한 토론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좌우가 이렇게 대화 하는 것, 그게 균형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보수진보가 화합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다” 등의 댓글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가 정치 편가르기의 도구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토론과 소통의 공론장도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직 유튜브가 소통 도구로서 완벽하진 않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시청자의 취향을 분석해 좋아하는 콘텐츠만을 집중적으로 추천해주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정치ㆍ시사 이슈와 결합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정치 이슈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들은 유튜브 추천에 오르기 위해 더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말과 가짜뉴스를 섞어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튜브 알고리즘은 그런 채널에 분별없이 시청자를 몰아주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인이나 논객들이 일방적인 주장으로 펼쳐놓은 세상에 현혹되기 쉽다. 유튜브가 이제 시사와 정치 이슈에 있어서 만큼은 ‘효율’과 ‘수익 증대’가 아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 수정과 지원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이렇게 선용될 수만 있다면 유튜브가 현직 정치인들의 소통과 화합의 도구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당장 생각이 다른 정치인들은 모여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켜고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토론하면 된다. 좌우 정치인들이 활발하게 각자의 개인 채널을 넘나들며 토론하고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정치는 크게 발전할 것이다. 국민들은 그런 소통 정치를 원한다. 공중파의 카메라 앞에 서야만 국민들과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홍카레오 방송을 시청한 국민들은 벌써 다음으로 보고 싶은 정치인들의 토론 매치 가상 대진표를 짜고 있다. 제2, 제3의 홍카레오 방송이 기대된다.

강희경 영상팀장 kstar@hankookilbo.com

제보를 기다립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