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내리고 남은 커피 찌꺼기 100㎏으로 바이오 원유 55㎏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최연석 환경시스템연구본부 청정연료발전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커피 찌꺼기를 바이오 원유로 바꾸는 ‘경사 하강식 급속 열분해 반응기’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바이오 원유는 나무 톱밥이나 풀 같은 바이오매스(화학적 에너지로 사용 가능한 동ㆍ식물)로 만든 원유를 말한다. 바이오 원유는 등유를 쓰는 곳에 원료로 곧바로 쓰거나, 정제해 휘발유나 경유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응기 상단부에서 건조된 커피 찌꺼기는 경사로를 따라 떨어지면서 약 500도로 가열된 모래와 마찰해 증기로 변한다. 이 증기를 모아 냉각시키면 바이오 원유가 된다. 최 책임연구원은 “커피 찌꺼기 100㎏을 넣으면 55㎏의 바이오 원유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카페 1,000곳에서 시간당 200㎏의 커피 찌꺼기가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 동안 이곳에서 나오는 커피 찌꺼기만으로 약 2.5톤의 바이오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 반응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한 숯가루는 모래를 가열하는 에너지로 재사용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이렇게 만든 바이오 원유의 에너지는 나무로 만든 것보다 열량이 뛰어나다. 커피 찌꺼기로 만든 바이오 원유의 발열량은 ㎏당 약 6,000㎉이고, 나무로 만든 바이오 원유는 약 4,000㎉ 수준이다. 바이오 원유는 액체연료로 저장과 운반이 편리하고 환경오염까지 적어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주 원료인 톱밥의 가격이 비싸 상용화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최 책임연구원은 “바이오 원유 생산 효율성을 크게 개선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활용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향후 브라질이나 베트남 등 커피콩의 주요 생산국에서 상품성이 떨어져 버려지는 커피콩을 바이오 원유로 제조하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용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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