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회원들 “협회 회원 전체 10%… 회원끼리 나눠먹기할 것” 반발
경북 예천군이 한우사육농가에 ‘번식능력 개선제’를 지원하면서 전체 축산농민 중 10% 정도만 가입한 단체에 예산을 몰아줘 비회원 농민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다.
5일 군에 따르면 군은 올해 주로 암소 수태율을 높이는데 쓰이는 사료 첨가영양제인 번식능력 개선제 지원사업비 6,000만원을 편성했다. 한우농가가 영양제를 구입할 때 50%를 부담하면 군이 나머지 50%를 지원한다.
군은 이 예산 모두를 예천군한우협회에 지원했다. 협회는 회원 위주로 대상자를 선정, 일반 축산농가는 거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예천에는 1,500여 농가에서 4만여두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데 한우협회 회원은 전체 10%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 한우농가에 골고루 지원해야 할 예산을 10% 회원들이 쓰는 셈이다.
이 문제는 여러 해 동안 이어졌지만 군은 바로잡지 않고 특정단체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심지어 예산을 계속 늘렸다.
비회원 A씨는 “비회원 농가도 수태율 향상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제(영양제)가 필요한데 전체 10%에 불과한 협회에 예산을 전부 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난했다. 단체가 요구하는 예산을 선출직 단체장이 중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에도 비회원들의 반발이 불거지자 군은 “예산지원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변명했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도리어 예산을 2017년 3,750만원, 2018년 4,000만원, 올해 6,000만원 등으로 올리고, 한우협회에 몰아주고 있다.
군 축산분야 관계자는 “축산단체 활성화 차원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예산은 일반 한우농가에 골고루 쓰도록 당부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게 사실이고 비회원들의 불만이 계속되면 내년부터는 단체지원 중단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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