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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무성, 두 달간 10번 대미 메시지… 북미협상 재개 조바심 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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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무성, 두 달간 10번 대미 메시지… 북미협상 재개 조바심 났나

입력
2019.06.06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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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창구 통전부→외무성 변경, 비공식 채널 오해 방지 해석

폼페이오ㆍ압류선박 언급 많아… 협상 결렬 책임 물으며 으름장

북한 외무성 명의 대미 메시지. 그래픽=신동준 기자
북한 외무성 명의 대미 메시지. 그래픽=신동준 기자

북한 외무성 발(發) 대미 메시지 빈도가 잦다. 4월 중순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태도를 지적한 이후 5일 현재까지 모두 10번의 메시지가 발표됐다. ‘셈법을 바꾸라’며 미국을 몰아세우긴 했지만 변화 기미가 보이지 않자 조바심을 느끼는 듯한 기색이 역력하다. 향후 대미 협상을 외무성이 쥐고 갈 것이라는 예고이자, 비공식 채널을 통한 메시지 발신으로 괜한 오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식 채널 위주로 입장을 발표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따르면 4월 18일 권정근 국장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한 망발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한 이후, 외무성이 대미 메시지를 발표한 횟수는 총 10번이다. 4.9일에 한번 꼴로 미국을 겨냥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통일부도 빈번한 대미 메시지 발신을 이례적이라고 보고, 배경ㆍ의도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화자는 대변인(4회)이 가장 많았고, 최선희 제1부상과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이 각각 2회로 뒤를 이었다. 군축ㆍ평화연구소장 명의의 입장도 있었다. 소장은 이날 미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를 문제 삼으며 “미국이 대화 상대방인 우리를 ‘불량배국가’로 지칭한 것은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존엄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며 사실상의 대결 선언이나 다름이 없다”고 했다. 발표 형식은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태(7회)와 담화(3회)로 나뉘었다.

그간의 메시지는 크게 3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폼페이오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대북 협상에 관여하는 인사들의 언사를 질타하는 내용이 많고,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나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우려가 담긴 국무부 성명 발표 등 특정 사안을 규탄하는 내용도 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을 미국에 물으며 ‘셈법을 바꾸라’고 으름장도 놓는다. 전날 외무성 대변인이 담화 형식으로 “(미국이) 한사코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 계속 매여 달린다면 6ㆍ12 조미(북미) 공동성명의 운명은 기약할 수 없다. (…) 하루빨리 우리의 요구에 화답해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경고한 게 대표적이다.

잦은 입장 발표는 협상 재개에 대한 조급함을 보여주는 척도기도 하다. 특히 대미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정상 간 신뢰는 여전하다’, ‘북한은 여전히 대화 의지가 있다’며 여지를 남겨놓아 미국이 하루빨리 대화 판을 깔아주길 바란다는 기대가 담겨있단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도 지난달 말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셈법 변화 요구를 “협상 입지 강화 차원”으로 분석했다.

외무성의 존재감 과시는 대미 협상 창구를 지난해 두각을 나타냈던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 중심으로 재편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합과 상생 포럼’ 조찬 간담회에서 북한이 통전부의 경험 부족을 협상 결렬 원인으로 판단했다고 말하면서 “대미 협상은 외무성의 미국국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외교관리들이 중심에 나서는 것으로 정리를 했다”고 밝혔다.

비공식 채널을 통한 입장 전달이 자칫 오해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외무성이라는 국가기구의 목소리를 부각시키는 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비공식 접촉에 대한 불신 내지는 우려가 생겼고, 이게 외무성이라는 공식창구의 기능을 활발하게 한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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