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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ㆍ배 세균병 ‘과수화상병’ 확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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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ㆍ배 세균병 ‘과수화상병’ 확산 비상

입력
2019.06.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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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의심신고 29건, 10농가 5.4ha 확진

치료제 없어 사과 6,500그루 매몰 처리

과수화상병이 급속하게 번지자 충북도와 시군 관계 공무원들이 비상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이 병은 사과ㆍ배 나무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혀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충북도 제공
과수화상병이 급속하게 번지자 충북도와 시군 관계 공무원들이 비상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이 병은 사과ㆍ배 나무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혀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충북도 제공

과수 나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과수화상병이 사과 주산지인 충북 충주, 제천 지역을 휩쓸고 있다.

5일 충북도에 따르면 제천시 백운면의 한 사과 과수원이 과수화상병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아 6일까지 사과나무 1,500그루를 매몰 처리하기로 했다. 이 농가는 지난달 29일 사과나무 잎이 붉게 말라 죽는 등 과수화상병이 의심된다고 제천시에 신고했다.

이로써 도내 과수화상병 확진 농가는 10개 농가, 피해 과수면적은 5.4ha로 늘어났다. 도내에서는 지난달 20일 충주시 산척면의 한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 의심 신고가 들어온 이후 충주와 제천 지역으로 중심으로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충주 20건, 제천 7건, 음성 2건 등 모두 29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충주 9건, 제천 1건 등 10개 과수원이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아 과수를 매몰 처분했거나 현재 매몰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매몰 처리해야 할 과수는 6,491그루에 달한다.

의심 신고 중 나머지 19건에 대해서는 현재 농촌진흥청의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고, 지금도 의심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병이 무섭게 번지면서 당국과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도농업기술원은 과수화상병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지난달 23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협조해 예찰을 늘리면서 확진 시 중장비와 인력을 즉시 투입해 신속하게 매몰 처분을 하고 있다. 아울러 사과ㆍ배 등을 출하할 때는 작업장과 포장재에 대한 소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수병을 예방하거나 차단할 뾰족한 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과수화수병은 주로 사과ㆍ배 나무에 피해를 주는 세균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사과나무는 줄기와 잎이 구부러지거나 붉게 마르고 배나무는 잎이 검게 말라 죽는다. 전염 속도가 빠르고 치명적인 피해를 주지만, 아직까지 이 병의 감염 원인과 경로는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특별한 예방책이나 약제도 개발되지 않았다. 때문에 현재로선 병이 발생하면 과수나무를 전량 매몰 처분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당국은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이 내려지면 해당 과수원에 5~6m의 구덩이를 판 뒤 뿌리째 뽑은 과수나무에 생석회를 뿌리는 방식으로 매몰 처리하고 있다.

이상찬 충북농업기술원 병해충방제 담당팀장은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과수화상병이 큰 피해를 주고 있지만 매몰 처리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신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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